부산 연제구, 배산성지에서 '대형 건물터·축대·성벽' 등 발견

기사입력:2018-10-18 15:31:34
부산 연제구, 배산성지에서 '대형 건물터·축대·성벽' 등 발견
[공유경제신문 차미혜 기자] 부산 연제구(구청장 이성문)는 지난 17일 연산동 배산성지 발굴현장에서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배산성지 2차 발굴조사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연제구가 부산박물관과 함께 지난 6월부터 실시한 2차 발굴조사 성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배산성지의 부산 고대사 연구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산시 기념물 제4호인 배산성지는 흙을 쌓아 만든 토축산성으로 성벽을 급경사면에 축조하면서 대부분 허물어져 성벽의 존재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차 발굴조사에서 영남 최대 규모의 원형 집수지 2기와 부산 최초로 '을해년' 명 목간을 발굴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배산성지 정상 아래 토성 유무를 확인하면서 집수지 서쪽 약 30m 떨어진 경사지에서 대형 건물터와 건물 축대 그리고 성벽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축대의 서쪽 상부에 위치한 대형 건물터는 남-북 기단열과 초석 및 배수시설을 갖추었고 3칸으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규모는 길이 12.8m, 너비 10m로서 부산에서 발견된 7~8세기 통일신라 시대 건물터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나 부산 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유적으로 밝혀졌다. 또한 축대는 건물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높이는 6m이며 내부는 크고 작은 깬돌이나 하천석을 채워 넣었고 외벽은 6단 높이의 석축을 쌓아 보강한 형태이다.

배산성의 북쪽 성벽은 '品'자 형태의 줄눈쌓기 수법으로 쌓았으며 외벽 바깥에는 성벽이 무너지지 않게 덧대 쌓은 기단보축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신라식 석축산성임이 확인됐다. 조사지 성벽 중심부의 동쪽은 통일신라 시대 축성수법인 방형 돌을 이용해 층단식으로 물려 쌓은 것과 달리 서쪽은 삼국시대 축성수법인 직사각형의 돌로 수직 되게 쌓아 시기에 따라 석축산성의 수리와 축조 수법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어 중요한 역사자료로 평가된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1, 2차 발굴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배산성지는 동래지역으로 진입하는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배산성 내의 공간구조와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어 복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오는 30일 오후 2시 배산성지 발굴현장에서 학술자문위원회를 열고 향후 유적 정비 복원 방안 등을 마련하는 등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차미혜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