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금수저 의경 일기

사드에서 촛불까지, 좌충우돌 빡빡이 방패잡이의 난중일기 기사입력:2019-03-22 20:04:39
금수저 의경 일기. 금중혁 지음. 눌민 펴냄. 1만4850원.
금수저 의경 일기. 금중혁 지음. 눌민 펴냄. 1만4850원.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정치인 아들 8년 차. 아버지의 취미(이자 직업) 덕분에 환각을 보는 지경까지 몰린 적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딴 글을 쓰고 있었다. 대신 그 덕분에 아주 범상치 않은 군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전공은 생명과학. 취미는 파충류 돌보기, 홈베이킹, 덕질에 이어 최근에는 운동에 꽂혀 하루에 턱걸이를 100개씩 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고자 25개국을 넘게 여행했고 선거캠프 두 곳에서 굴렀지만 역시 집에서 혼자 노는 게 가장 좋다고 믿고 있다. 요약하자면, 어디에나 있는 특별하지는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은 청년. 185, 복근 탑재." <금수저 의경 일기 중>

‘금수저’로 불리는 한 청년이 자신의 639일(21개월)간의 의경 생활을 기록한 '금수저 의경 일기'를 출간했다. 저자의 아버지는 검사 출신 변호사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인 금태섭 의원.

책은 입대 전부터 복무를 마칠 때까지 '아버지 덕분에 꿀보직(?)을 받아 편하게 복무할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평범하고 건강하게 복무를 마친 저자의 의경 생활을 이야기 한다.

2016년 7월 입대 후 기동대에 배치된 저자는 방패를 들고 크고 작은 시위에 투입된다. 책은 훈련과 순찰, 식기 세척과 경계근무, 외출과 휴가 그리고 격렬하게 진행되는 시위 현장의 한 가운데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어서 와, 기동대는 처음이지? ▲금수저, 드디어 거리에 서다 ▲해피 뉴 이어는 시위 현장에서 ▲명탐정 상경K, 몰카 범인을 잡다 ▲마지막까지 달렸지 말입니다! 등 실제 에피소드를 통해 의경 복무를 계획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복무 중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와 반대 시위 현장에 투입돼 현장을 지켜본 경험과 술에 취한 사람, 버스킹하는 아티스트, 장난을 걸어오는 학생들, 의경에게 덤을 챙겨주는 상인 등 일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시민들을 접한 경험 등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이밖에 '우리가 살갑게 얼굴이나 마주할 사이는 아니잖아' 주제를 통해 출동한 시위 현장에서 국회의원인 아버지를 몇차례 만나게 되는 상황도 코믹하게 그려내 흥미를 제공한다.

"수경K님 아버지 국회의원이십니까"
"어, 몰랐냐"
"와, 근데 왜 여기 계십니까"
"마, 그럼 여기 있지 어디 가냐"
"역시 양심이 살아 있습니다. 안 그런 사람들 너무 많은데." <금수저 의경일기 중>

△ 금수저 의경 일기. 금중혁 지음. 눌민 펴냄. 1만4850원.

김봉수 기자 bsk@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