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일동후디스 직원 A씨는 인사팀 과장 호출을 받고 마주한 자리에서 "블라인드 앱에서 탈퇴하라"는 명령조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내가 할 일도 아닌데 개인의 권리를 이런식으로 짓밟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일동후디스 측은 탈퇴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 뿐만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바른 소리를 내고 있는 다른 직원들도 탈퇴 압박을 받고 있다며 "블라인드 앱은 익명으로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더 발전할 것을 기대하는 것인데 회사가 개개인을 찾아내 탈퇴 압력을 넣는 것은 개인사찰과 다를 바 없는 것이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관련 업계의 분위기 역시 싸늘하다. 블라인드 앱을 통해 회사의 민감한 부분이 거론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익명 게시판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게재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명백한 개인시찰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판국이다. 타 기업의 경우 일부 방법으로 가입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으나 인사팀이라는 회사 조직을 통해 이처럼 압력을 행사하는 케이스는 처음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일동후디스 인사팀은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과 문체, 내용을 분석해 작성자를 색출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인드 앱을 통한 직장과 업계, 계열사 직원 간 정보교류가 온라인 신문고 기능처럼 작용해 회사 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일동후디스의 이러한 '비밀 감추기' 행정은 계속 구설수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대해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블라인드앱 관련해서 들은 얘기도 없고 사찰을 했다는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