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강연료 3000만원 기부한 6·25참전 노병

기사입력:2018-03-20 12:42:54
[공유경제신문 이정미 기자] 해군의 원로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90·예비역 해군 대령)이 19일 해군의 전사·순직자 자녀를 후원하는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000만원을 쾌척했다. 이 돈은 최 고문이 지난 20여 년간 학교·군부대 등에서 안보 강연을 하면서 모은 강연료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천만원을 기부한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예비역 해군대령)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해군)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천만원을 기부한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예비역 해군대령)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해군)

해군은 "해군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으로 6·25전쟁 당시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했던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예비역 해군대령)이 해군의 전사·순직자 자녀를 후원하기 위해 설립된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000만원을 쾌척했다"고 밝혔다.

최 고문은 이날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기부금 증정식에서 "해군 참전용사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병의 마지막 마음"이라며 "금액은 약소하지만 노병의 미의(微意·변변치 못한 작은 성의)를 받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고문은 1950년 2월 해군사관학교 3기생으로 졸업·임관 후,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 갑판사관 겸 항해사, 포술사로 해군장교의 첫 항해를 시작했다.

6·25전쟁 첫 해전이었던 대한해협해전에 참가한 백두산함은 해군 장병들이 급여의 일부를 모은 돈과 군 가족들이 바자회를 열어 모금한 돈, 정부 지원금 등을 더해 미국에서 도입한 함정이다.

최 고문은 백두산함에서 근무하던 중 6.25전쟁을 맞아 대한해협 해전에서 600여 명의 무장 군인이 탑승했던 적 수송함을 격침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이후 해군에서 백두산함 함장, 충무함(DD-91) 함장, 51전대 사령관 등을 역임한 후 1968년 해군대령으로 전역했다.

최영섭 고문은 1975년부터 무보수 명예직인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학교와 군부대를 방문해 안보와 해양의식에 대해 강연활동을 펼쳐 왔다.

한편 최 고문은 군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최 고문의 두 동생은 해병대 대령(최웅섭), 해군 중사(최호섭)로 복무했고, 아들 넷도 육·해·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둘째 아들이 사법연수원 시절 다리를 쓰지 못하는 동료를 2년간 업어서 출퇴근시킨 일화로 유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이정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