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나눔] 기증자 가족과 이식 수혜자들, 뜨거운 포옹으로 눈시울 적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유가족 모임 가져 기사입력:2019-06-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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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박재준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주최한 기증자 가족들과 수혜자들의 만남이 화제다. 이날, 행사는 직접 기증을 받은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누군가로부터 기증을 받아 새 삶을 살고 있는 이식인들을 초청해 기증자 가족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새 삶을 선물해준 기증자에 대한 감사와 가족들의 마음에 기증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자긍심을 심어줬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기증자와 수혜자는 서로 마날 수 없게 법제화되어 있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의거하여 기증자와 수혜자 간 정보는 제공될 수 없고, 직접적인 만남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자칫 누구의 장기를 누가 받았는지 알 경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서 아예 법으로 막아놓은 것이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먼발치에서나마 기증받은 수혜자를 보게 해달라는 요구를 해왔으나 법으로 막혀있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1년 이내에 기증을 한 유가족들과 이식을 받은 지 수 년이 지난 수혜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해줌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저렇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구나" 마음의 위안을 얻고 서로를 격려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올 해 자조모임에 참가한 사람은 1년 이내에 기증한 유가족 28명과 이식을 받은지 수년이 지난 수혜자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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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임은 편안한 자연환경에서 자연스러운 교감을 할 수 있도록 통나무 명상, 숲 걷기 체험, 유가족과 수혜자의 만남 시간 등을 통해 서로에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참석자 전원이 장기기증을 상징하는 그린리본 도형으로 사진촬영을 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신장 수혜자이며 새콩사랑회 대표로 온 박병윤님은 “내가 살 수 있도록 해준 기증자를 볼 수 없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없어 늘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증자 유가족에게 대표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고, 내가 건강하게 지내야 그 기증이 더욱 뜻 있다 생각해서 운동도 열심히 한다. 기증자가 없었더라면 또는, 유가족들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남은 시간 더 의미 있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간이식협회를 대표하여 참석한 한기진님은 “간이식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기증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감사로 살아간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성남에서 온 기증자 유가족 유미자님은 “기증으로 내 가족이 남긴 생명이 어딘가 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두 눈으로 내 손으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번 모임으로 내 가족의 장기를 받은 분은 아니지만 수혜자가 건강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교통사고로 먼저 간 아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

부산에서 온 故 박흥식님의 누나는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내 아픔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님들의 절절한 아픔을 보며, 나보다는 자식을 보낸 우리 엄마의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노환으로 여기는 못 오셨지만 우리 엄마를 더 안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기증자 유가족과 수혜자의 만남을 통해 서로 힐링이 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생명나눔의 가치를 실현한 기증자 예우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 기증이 전 국민적으로 긍정적 인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유가족이 바라는 눈높이 소통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매년 4회 이상의 자조모임과 지역별 추모행사를 7년째 진행해 오고 있으며 기증에 대한 자긍심과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사례를 공유하며 기증자 가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에서 벗어나 하루 빨리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박재준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