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아가 맡은 제니장은 강남 목욕탕 세신사에서 재벌인 데오가의 하녀로, 다시 정재계 비선 실세로 거듭나면서 국제도시개발이란 황금알을 손에 쥐고 데오가 여제 자리를 노리는 욕망 덩어리. 아름다움과 지략, 따뜻한 온정과 협박,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최고의 전략가로 데오가에 숨겨진 아픔을 지닌 인물이다.
이와 관련 김선아가 욕망과 아픔을 동시에 갖춘 제니장으로 온전히 몰입한 첫 촬영 현장이 공개됐다.
극 중 강렬한 레드립과 보랏빛 실크 블라우스, 선글라스로 한껏 멋을 낸 제니장이 재킷을 어깨에 걸친 채, 팔짱을 끼고 도도한 포즈로 조사실에 앉아 있는 장면. 과연 제니장은 어떠한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됐고, 조사실에서도 이처럼 당당할 수 있는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14일 일산 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시크릿 부티크’ 대본 리딩에는 관록의 배우들과 더불어 박형기 감독, 허선희 작가 및 제작진이 총출동, 첫 만남부터 심상찮은 몰입력을 폭발시켰다.
무엇보다 큰 박수로 사기를 끌어 올린 박형기 감독은 ‘여인의 향기’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김선아에게 장난기 어린 말투로 자칫 얼어붙을 수 있는 첫 리딩 현장을 부드럽게 리드하며 진지함 속에 은은한 미소를 선사, ‘시크릿 부티크’만의 팀워크를 다졌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자 발랄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인 정재계를 쥐락펴락하는 비선 실세 J부티크 사장, 제니장으로 완벽 빙의, 강렬한 열연으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이끌며 촬영팀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김선아는 첫 촬영을 마친 후 “8년 전 ‘여인의 향기’로 호흡을 맞췄던 박형기 감독님과의 재회에 감회가 새롭다. 이번 작품은 정말 뜻 깊은 선택이자 예감이 좋은 작품”이라고 떨림을 전했다.
“오랜 시간 팬이자 롤모델 이었던 장미희 선생님과는 언제나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떨린다. 그래서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긴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재영은 신인답지 않은 호연으로 “역시 박형기 감독의 촉이 맞았다!”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제니장의 보육원 동기이자 제니장의 든든한 편인 J부티크 변호사 윤선우로 등장,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연민 가득한 말투로 양면의 감정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태훈은 데오家 장남이자 제니장으로 인해 후계구도 경쟁에 뛰어든 데오호텔 대표 위정혁 역으로 묵직하지만 비밀스런 카리스마를 펼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