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85년전 한국 미술계를 볼 수 있는 1934년 '月刊每申(월간매신)' 공개

기사입력:2019-10-21 17:26:00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85년전 한국 미술계를 볼 수 있는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공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85년전 한국 미술계를 볼 수 있는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공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임재영 공유경제신문 기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85년전 우리나라의 미술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희귀자료인 '月刊每申(월간매신) 1934년 10월호'를 10월21일 공개했다. 지난 9월 코베이 경매에서 해당 자료를 경합 끝에 낙찰받았다.

이 '月刊每申' 부록은 매일신보(每日申報)가 발행하였는데 처음에 정재 오일영(1896-1960) 표지화가 벼 이삭에 메뚜기가 매달려 있는데 가을 정취가 물씬 나는 게 오른쪽에 낙관까지 찍혀있어 뒤적이다 무엇보다 잡지 내용 중 “朝鮮畵壇人 (조선화단인)언. 파레트”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매일신보는 1904년 영국인 배설(Ernes Thomas Bethell)이 창간한 '大韓每日申報(대한매일신보)'를 일제가 사들여 국권침탈 직후인 1910년에 ‘대한’ 두 자를 떼고 '每日申報(매일신보)'로 발행한 것이다.

기사 내용은 우리 근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화가 47명의 근황을 소개하며, 얼굴사진 11명이 실렸다. 언급된 화가는 고희동, 구본웅, 길진섭, 김경원, 김관호, 김은호, 김종태, 김주경, 김중현, 나혜석, 노수현, 도상봉, 백남순, 백윤문, 선우담, 손일봉, 오일영, 오점수(오지호), 윤희순, 이마동, 이병규, 이상범, 이영일, 이용우, 이인성, 이제창, 이종우, 이한복, 이해선, 임파(임용련), 장발, 지운영, 최우석, 허백련, 황술조 등 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미술가들의 외국 유학 및 여행, 단체 활동, 공모전 입상, 작품 경향, 교직 및 직장, 신병 등을 수록하고 있다.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30페이지,“朝鮮畵壇人 (조선화단인)언. 파레트”, 고희동 소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30페이지,“朝鮮畵壇人 (조선화단인)언. 파레트”, 고희동 소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934년 '月刊每申(월간매신)' 10월호 부록 30페이지'중 고희동 소개 일부

...某氏(모씨)를 相對(상대)로 畵料請求訴訟(화료청구소송)을 提起(제기)하여 『센세이슌』을 일으키섰는데 가엽슨 畵壇(화단)을 爲(위)하여 조흔 模本(모본)을 보혀 추싯도다. 偉大(위대)한 度量(도량)으로 類(유)달리 美術學校(미술학교)에 入學(입학)-日本에서-을 하는 中(중)에도 洋畵科(양화과)라. 꿈이 조와겟스나 朝鮮(조선)에 도라오니 寒心(한심)하다. 東洋畵(동양화)로 轉向(전향)은 햇다한들 시원한 것 무엇이랴 어려운 畵壇生活(화단생활) 訴訟(소송)이나 하여야 畵料(화료)가 드러와서는 實生活(실생활)에 등한한 畵家(화가)가 살수업슬게라. 近者(근자)에는 多少(다소) 畵家(화가)에 關心(관심)을 하여 주는 듯하다. 조흔 現像(현상) 이지 畵家生活(화가생활)에 限(한)을 품은이에...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31페이지,“朝鮮畵壇人 (조선화단인)언. 파레트”, 나혜석 소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934년 '月刊每申' 10월호 31페이지,“朝鮮畵壇人 (조선화단인)언. 파레트”, 나혜석 소개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934년 '月刊每申(월간매신)' 10월호 부록 31페이지'중 나혜석 소개 일부


" 朝鮮(조선)의 『노라』라고할가 여러 가지로 巷間(항간)에 話題(화제)를 흣더리며 安東縣副領事婦人(안동현 부영사 부인)이 되었다가 世界遊覽外(세계유람외)지 하고 와서는 第二世(제2세)를 分占(분점)하여 金氏(김씨)와 헤져서 요사이는 後輩養成(후배양성)에 힘쓰시는데 月出日洛(월출일락)으로 얼굴에 주름이 잡히니 心少體老(심소체로)라 愁心(수심)이 듬도 女心(여심)인 듯..."

빛바랜 갱지 위에 국한문 혼용에 지금과는 맞춤법도 다르지만 읽어가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원자료가 될 것이다.

해당 기사의 필자 "月旦人(월단인)"의 명확한 의미는 모호하다. 이 '月刊每申' 잡지에는 문단인, 극단인까지 총 세 장르 예술인들이 수록됐다.

김달진 박물관장은 “1930년대 우리미술은 관전의 영향이 컸고 아카데미 미술이 주류를 이루면서 다양한 표현양식을 받아드리며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시대다. 이 자료가 확대경이 되어서 그 당시 미술계 상황을 재조명할 수 있도록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재영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