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EU 기업결합심사 신청

기사입력:2019-11-13 13:52:07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핵심절차인 기업결합 신청을 유럽연합(EU)에도 제기했다. 대형 선사가 몰린 EU는 이번 심사의 최대 난관으로 뽑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2일(현지시간)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유럽연합(EU)의 공정위원회에 본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EU는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기업결합심사의 핵심국가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사전협의 절차에 따라 지난 4월부터 협의에 나섰고 7개월여 만에 본심사 절차를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조선·해운 시장의 오랜 강자인 EU의 가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변수가 큰 지역으로 결국 EU의 판단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전 세계에서 경쟁법이 가장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반독점 규제가 어느 곳보다 까다롭다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듯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이탈리아 국영 크루즈 조선사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아틀란틱조선소 합병에 대해 심층심사를 개시했다. 기업결합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 등에 대해 일반심사에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해 심층심사를 진행한 것이다. 두 회사의 크루즈선 점유율은 58%로, EU 집행위는 이들 업체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가능성을 지적했다.

선박을 구입하는 주요 선사가 집중돼 있는 점도 장애물로 지목된다. 선박을 만드는 유력 조선사는 드물지만 선박 건조를 맡기는 대형 고객사가 몰려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선박 건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할 수도 있다. 이러한 중요도를 반영하듯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와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시민사회는 EU 집행위에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모든 심사는 각 경쟁당국의 기준에 맞춰 잘 진행되고 있다"며 "남은 국가들도 문제없이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