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487만6900원이다.
이중 세금·이자·연금 등 소비에 쓰이지 않고 빠져나가는 돈인 비소비지출은 113만8200원으로 집계돼 2003년 통계 집계 후 최대치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이자비용 등과 같이 가계가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고정비용 성격의 지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같은 분기(106만5000원)보다 6.9% 증가한 것으로 전체 소득의 23.3%를 차지했다. 100만원을 벌면 그 중 23만원 넘는 돈이 소비와 상관없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비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1분기(107만8300원)와 2분기(102만200원)에 이어 3분기 연속 100만원을 넘었다.
더욱이 수입 증가세보다 고정비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73만8700원으로 전년 동기(368만2900원) 대비 고작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분위별로도 소득 하위 20%를 뜻하는 1분위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34만8700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3.4% 늘었다. 이 기간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02만5700원으로 1.5% 오름세에 불과해 저소득층의 세부담 등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비소비지출은 5.7% 늘어난 246만1100원으로 나타났으며, 4분위 3.4% 증가한 130만400원, 3분위 11.1% 증가한 96만900원, 2분위 5.7% 늘어난 61만89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소비에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줄면서 서민 부담을 증가시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가계지출비용이 줄기는커녕 계속 늘고 있다.
구성 항목별로는 소득세 등 경상조세가 28만4600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7%나 늘면서 전체 비소비지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16만6500원)과 국민연금 등 연금(16만1400원) 지출도 큰 폭으로 증세를 보여 국민들의 세부담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부모님 용돈과 경조사비 등을 아우르는 가구간이전지출은 27만4900원으로 24.2%를 차지했으나 2분기(27만6000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자비용은 11만85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5%나 증가했고, 헌금 등 비영리단체 이전(12만4300원), 비경상조세(8000원) 등이 비소비지출을 구성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고용상황의 양적 개선이나 상용직 근로자 전환으로 근로소득 증가로 경상조세가 빠르게 늘고, 사회보험료를 견조하게 상승세를 보이면서 비소비지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가구간이전지출이 3%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은 자영업 업황 악화 등 어려움으로 인한 자영업 가구의 어려움을 반증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