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와 지역①] 로컬 네트워크 효과 누린다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공유경제 플랫폼 구축 필요 기사입력:2020-10-13 00:45:00
서울디자인재단이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 전시한 물 사유화의 흐름 속에서 도시인들의 물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인 공유재에서 일상의 소비재로 바뀌는 과정을 추적하는 ‘마시는 물 연대기’/출처=뉴시스
서울디자인재단이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 전시한 물 사유화의 흐름 속에서 도시인들의 물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인 공유재에서 일상의 소비재로 바뀌는 과정을 추적하는 ‘마시는 물 연대기’/출처=뉴시스
[공유경제신문 김상두 기자] 합리적인 소비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 도시화 등의 영향으로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한 소비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공간, 음식,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숙박, 차량, 금융,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공유경제 시장규모가 2025년에는 3,3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 공유경제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예상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소비 부문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의 다양화, 소비자 후생 증대 등 소비 측면의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지역 내 유휴 자본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경제적 기회의 민주화, 공동체 의식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유경제가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변화에 주목해 세계 각국은 민간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의 공유경제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내 자원 공유를 위한 플랫폼 구축, 공유경제 시범도시 지정, 지역 내 일자리 협력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공 부문의 공유경제 모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내 경제 활력 제고를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 내 유휴 물적/인적자본 등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확산은 일자리 창출, 환경문제 개선,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경제는 지역 내 유휴 자본의 활용, 로컬 네트워크 효과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정 지역 기반의 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를 매개하는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글로벌 차원의 네트워크 효과가 아닌 로컬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즉, 글로벌 차원의 승자독식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여러 승자가 나타나게 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구미, 시민공유도서관 '스토리 팟' 국내 첫 개관/출처=뉴시스
구미, 시민공유도서관 '스토리 팟' 국내 첫 개관/출처=뉴시스

공유경제를 지역경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의 공유 플랫폼 표준의 개발과 배포,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 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물건, 기술, 서비스 등 지역 내 유휴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는 표준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배포할 필요가 있다.

이와 병행하여 공유 플랫폼에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유 플랫폼 개발에 있어서 유휴 자원의 관리 및 공유뿐만 아니라 지역 내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한편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 간 공유 플랫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화 이후 세계경제에서 도시경제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도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개별 도시들이 보유하고 있는 공공자산을 디지털화하여 관리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공유 플랫폼 간의 서비스 연계를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서울시, 수원시 등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유 플랫폼을 연계하여 도시 간 유휴 자원 순환 및 활용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공유경제는 의료자원이 부족한 경제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서 공공 공유의료 플랫폼 구축을 통해 지역의 보건의료 재정 집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데이터화된 지역 주민들의 진료 기록과 가족력 등 보건, 의료에 관한 정보 중 비식별 정보를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유 의료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질병관리본부, 심평원, 건보공단 등에 빅데이터가 구축되어 있으나 데이터 활용 제한에 관한 법제도 미비로 인해 적극적 연계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비식별 정보에 대해서는 활용을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맺으면 공유의료 플랫폼을 통해 여러 경제주체들의 협업과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역의 오프라인 이동 진료센터, 응급의료 운송 치료 시설 등을 공공예산으로 확충하되 지역의 의료 인력이 공유의료 플랫폼을 통해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중국의 항저우, 선전, 광저우의 개혁을 벤치마킹해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유도할 수 있으며, 119 응급구조 조직과 연계하고 노인들에 대한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밖에 의료 데이터의 공유 활용을 통해 최근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검사, 세포치료 등 맞춤치료 의료기술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PC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보다 실용적인 모바일 플랫폼 개발을 추진해서 생활에 더욱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희망나눔 전시회’에서 한 시민이 다양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회는 올 한해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의 추진과정과 사업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서울시가 도시재생 준비 단계에서 주민 역량이 강화되는 모습을 시민에게 공개해 재생사업에 대한 시민참여를 이끌기 위해 마련했다./출처=뉴시스
‘희망나눔 전시회’에서 한 시민이 다양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회는 올 한해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의 추진과정과 사업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서울시가 도시재생 준비 단계에서 주민 역량이 강화되는 모습을 시민에게 공개해 재생사업에 대한 시민참여를 이끌기 위해 마련했다./출처=뉴시스

최근 공유경제의 확산과 더불어 기존 소비 중심의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경제 전반 및 공공 부문에서의 공유경제 모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유경제 모델은 역내 일자리 창출, 로컬 네트워크 효과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지자체를 중심으로 공공부문에서의 공유경제 서비스 모델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공유경제와 관련된 조례 지정 등 법․제도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지자체별 공유경제 추진속도는 상이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공유경제의 제도 및 기반구축, 활동지원 등 정책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을 마련하는데 공유경제를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방안 도출에 있어 공유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고려하는 논의가 필요한 가운데 지역 내 자원공유의 활성화를 위한 공유 플랫폼의 표준을 개발하여 배포하는 한편 여타 지역과의 연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유휴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표준적인 공유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 배포하는 한편, 지역에서 커뮤니티 활성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시 간 순환경제를 촉진할 수 있도록 개별 도시들이 추진하고 있는 공유 서비스를 스마트시티 등과 연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공동체 화폐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사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의 개발에 대한 기술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체 화폐 도입과 관련 기술 개발 및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경제의 발전과 공유경제의 활용은 국가의 산업정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국가산업의 발전방향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공유경제가 활용되어야 한다. 한국경제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지역경제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공유경제의 장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가 갖고 있는 경직된 노동시장, 취약한 산업 기반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더불어 공유경제의 장점을 살리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공유 도시 성과와 미래 공유 도시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16 공유 서울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피고 있다./출처=뉴시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공유 도시 성과와 미래 공유 도시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16 공유 서울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피고 있다./출처=뉴시스
공유경제의 성공에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 간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유경제를 이용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역의 상황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리더십보다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자체와 지역의 사업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데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의 긴요한 협력이 필요하다.

공유경제의 서비스 모델을 통한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네거티브 규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며 개별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중국정부는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규제공백과 관련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하여 신흥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하는 한편, 이를 도약적 기술추격(leapfrog)의 밑바탕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의료 분야 공유경제 사례에서와 같이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비전문가에 의한 의료 서비스 중개는 소비자들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만큼 의료분야 공유경제 플랫폼은 의료 서비스의 공급자가 주체가 되어야 하며 기업논리와 수익성이 주된 목적이 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해 공공부문이 공유경제를 도입할 경우 다음의 발전단계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 먼저 도입 단계에서는 비교적 적은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도 추진 가능한 방안으로 공유경제 공통 플랫폼을 개발․배포하여 지역 내 공유경제 도입 및 다변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이 고려될 수 있다.

공유경제 적용이 본격화되는 표준화 단계에서는 공통 플랫폼으로 촉발된 활발한 공유경제 활동을 바탕으로 일자리 플랫폼 및 디지털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등 공유경제 시범도시 추진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보다 안정적인 공유경제의 활용을 위한 성숙 단계에서는 공유경제 시범도시에 도시 간 순환경제 모델을 적용하여 스마트시티로 발전시키는 한편 법․제도 마련을 통해 공유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환경 구축을 추진해 볼 수 있다.

참고문헌: Revitalizing Local Economies through the Sharing Economy: Focusing on the Cases of North America, Europe, and China
Aigner, I., Blöcker, A., Dispan, J., Duin, G., Dulig, M., Geiken, M., Giesler, K., Höbel, O.A., Hoffmeister-Kraut, N., Köhlinger, J., and Lies, O. (2017), Industriepolitik in den Bundesländern: Perspektiven, Maßnahmen, Ziele, Campus Verlag.
Btsman, R. and Rogers, R. (2010), What's Mine Is Yours: The Rise of Collaborative Consumption, New York, NY: HarperBusiness.
Hwang, K-D. (2017), Arbeiten 4.0 Weissbuch: Entwurf der ‘guten Arbeit’ im digitalen Zeitalter, Koreanische Zeitschrift für Wirtschaftswissenschaften, 35(4): 85-105.

김상두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