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MAIT세포 규명으로 간질환 치료 가능성 열었다

주동진 연세대 이식외과 교수 "리스크 큰 간 이식, 포기보다 도전 선택한다" 기사입력:2020-10-23 15:15:00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간부전 및 간암 등 절체절명의 순간이 닥친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그 순간 주 교수는 지도교수이자 멘토인 김유선 이식외과 교수의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될 때는 하라"는 조언을 떠올린다.

생명의 기로를 결정하는 간 이식 수술의 경우 위험 요소가 많아 주치의도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을 구할 유일한 희망이 이 뿐이라면 주 교수는 ‘포기’ 보단 ‘도전’을 택한다. 수술 결과에 대한 부담감은 클지 몰라도 환자와 보호자의 절실한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또 도전을 해야 새로운 성공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기에, 쉽지 않았던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간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환자가 회복하여 퇴원했을 때는 너무 기쁜 마음에 팀원들과 자축하는 회식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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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주동진 교수


주 교수는 "간 이식 분야는 리스크(RISK)가 큰 수술이다"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크고, 수술을 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50%로 줄어든다'고 말하면 환자와 보호자는 보통 후자를 택한다. 하지만 대부분 50%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복할 거라 기대하기에 담당 의사로서 마음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은 우리 몸에서 많은 기능을 한다.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담즙산·빌리루빈 대사, 비타민·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해독 작용, 살균 작용 등을 책임지기에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그 만큼 치명적이다.

간 기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간암이 발생하면 △암종 부위의 혈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여 암을 죽이는 색전술 △침을 찔러 세포를 태우는 방식의 고주파 열 치료 △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간암이 작고 조기 간암이라 하더라도 간 기능이 저하된 간경화가 동반되어 있다면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 간암이 없더라도 말기 간부전 혹은 급성 전격성 간부전 등 간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엔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

간 이식은 뇌사자 간 이식과 생체 간을 이식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또는 친척 간 생체 간 이식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 정도만 뇌사자 간 이식이다.

주 교수는 "뇌사자 간 이식은 멜드(MELD) 점수로 응급도를 평가하는데 국내는 뇌사기증자가 많이 부족해 최고점에 도달해도 뇌사기증자를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또 "생체 간 이식을 하는 경우 기증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자녀이다"며 "간 기증을 한 뒤 대개 3개월 정도면 회복을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 몸에 칼 대는 걸 싫어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주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박수형 교수, KAIST 의과학대학원 나민석(박사과정) 연구원, 연세 의대 내과학교실 박준용 교수팀은 MAIT(Mucosal-associated invariant T) 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기획했다. MAIT 세포가 T세포 수용체(TCR)의 자극 없이도 사이토카인에 의해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급성 A형 간염과 같은 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조절인자의 후보물질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MAIT 세포는 혈액, 간, 폐, 점막 등에서 발견되는 세포로 미생물 등 감염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암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IF 20.582))에 게재됐다.

주동진 교수는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이 간 이식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는 것’과 ‘간 이식 분야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주동진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하다고 전해들은 환자가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의사 개인으로써 뿐만 아니라 함께 한 팀원 모두가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뇌사자 장기 이식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기증자보다 간 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현재 장기 부족의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앞으로는 좋지 않은 상태의 기증 장기를 호전시킴으로써 사용되지 못할 장기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체외 관류기계의 개발이나, 인공 장기의 연구 개발을 통해 간 이식 분야의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