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차입을 늘려 현금을 확보하며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영업이익 코로나 이전 회복, 투자 선방했으나 반도체 제외 시 오히려 감소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019년 누계와 이후 2020년~2021년 누계 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 이후 100대 기업의 매출액(1666.5조원)과 영업이익(130.0조원)은 코로나 이전 대비 각각 5.8%, 5.9%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98개사의 매출액(1228.4조원)은 코로나 이전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60.8조원)은 43.4% 증가했다.
100대 기업의 투자(149.2조원) 또한 코로나 이전 대비 8.6% 증가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63.9조원)하면 오히려 11.4% 감소했다.
전경련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충격에도 우리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는 업종별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18.0%), 정보·통신(14.4%), 의약품(8.3%) 등 비대면 수혜를 누린 업종은 투자가 증가한 반면, 유통(-85.1%), 운수·창고(-23.7%), 음식료(-20.1%) 등 대면 관련 업종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 100대 기업,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현금 확보로 대응
전경련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확대된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호실적에도 빚을 늘려가며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봤다.
코로나 이후 100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총 244.6조원으로, 투자(189.1조원) 및 배당·이자 등(59.5조원)으로 지출한 현금 248.6조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 총차입금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23.7조원(9.7%) 증가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투자·배당 지출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현금을 충당하지 못하자, 차입을 늘려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총 104.1조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16.6%(14.8조원) 늘었다.
기업들의 보유 현금보다 빚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재무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100대 기업의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지난 5년 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1년 말에는 164.8조원으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통화긴축 등 기업들이 당면한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가 적극적인 투자·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선제적 세제지원·규제개혁으로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주요 기업, 코로나 이전 수준 실적 회복에도 현금 확보로 불확실성 대비"
기사입력:2022-05-03 11: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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