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절도 피의자, 경찰서에서 헤어진 어머니 상봉 사연

부산북부경찰서 담당형사들이 사연듣고 어머니 찾아 기사입력:2016-02-23 12:23:07
[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30대 A씨(특가법 절도 등 14범)는 지난 17일 상습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 북부경찰서 강력2팀 담당 형사인 이승철 경사와 이영진 장은 A씨를 조사하던 중 여느 피의자와 같이 자기 죄를 부인하며 사회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찬 A씨의 동종 전과가 많음을 알고 그의 사연을 물어보게 됐다.

A씨는 “지금 까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 준 사람은 없었다”며 한 참 눈물을 흘린 뒤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사연은 이렇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정불화로 부모님이 이혼 후 아버지를 따라 새 어머니와 다시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듯 했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친부와 계모가 동반 자살하면서 이후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나쁜 친구들을 만나게 됐고 자신의 처지만을 비관하며 사회에 반항아가 됐다는 얘기다.

그런 뒤 A씨는 다른 사람의 집을 넘나들며 유년시절에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자 했지만 혹시 어머니가 나의 모습을 피하실 것 같아 찾지 못했다는 사연이었다.

A씨의 얘기를 들은 담당 형사는 수소문 끝에 경주에서 일하는 A씨의 어머니를 찾게 됐다.

경찰서로 달려온 A씨의 어머니는 그간의 사정을 듣고, 아들을 옆에서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자신을 원망했다.

비록 따뜻한 차가 있는 집이 아닌 형사계 사무실이지만 모자는 상봉으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통곡했다.

그렇게 면회는 끝이 났다.

A씨는 “어머니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감사하고, 죗값을 치른 후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해 떳떳한 모습으로 찾아오겠다”며 “가족을 찾아준 경찰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담당형사는 “A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기위해 차디 찬 곳으로 떠나지만 마음만은 따뜻해 졌으리라 생각된다”며 “다시 사회에 나오는 날에는 보다 멋진 인생을 어머니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