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연중 최저치, 한때 400만원대 추락... 500만원 무너져

기사입력:2018-11-21 17:30:36
비트코인 연중 최저치, 한때 400만원대 추락... 500만원 무너져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급락의 원인으로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를 둘러싼 경영진의 대립과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빗썸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8.8% 하락한 51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만에 720만원 대에서 30% 폭락한 것이다. 새벽5시께에는 490만원대를 기록하며 500만원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올해 1월 암호화폐가 새로운 자산으로 주목받으며 급등을 거듭한 비트코인은 2500만원을 훌쩍 넘어서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5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비트코인이 500만원 이하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이 연중 최저치를 1차적인 원인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둘러싼 경영진 사이의 대립으로 보인다.

하드포크란 기존 블록체인의 오류나 문제점을 수정하는 일종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의미한다. 하드포크된 블록체인은 기존과 다른 암호화폐를 생성하게 된다.

비트코인캐시는 지난해 8월 느린 처리속도와 높은 수수료 등으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에 직면한 비트코인을 개선하기 위해 탄생한 암호화폐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기 업체인 비트메인을 창립한 우지한과 비트코인닷컴을 운영하는 로저 버가 주도해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했다.

비트코인캐시는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블록크기를 키워 수수료를 낮추고 거래 속도를 향상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의 기술적 철학을 계승한 유일한 암호화폐로 불리기도 한다.

비트코인캐시는 올해 11월 다시 한번 확장을 위해 하드포크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번 하드포크의 방향성을 놓고 경영진 사이의 대립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캐시는 하드포크 방향성을 두고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됐다. 로저 버와 우지한은 하드포크를 통해 탄생할 새 암호화폐를 '비트코인캐시 ABC(BCHABC)'로, 크레이그 라이트는 '비트코인캐시 사토시 비전(BCHSV)'으로 부르자고 주장했다.

두 진영의 차이는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철학에서 갈린다. 비트코인캐시 ABC 진영은 비트코인에 '스마트 계약' 기능을 추가하자는 입장이다. 스마트 계약 기능이 추가되면 블록체인으로 사용성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하드포크에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교환이 가능한 '아토믹 스와프(Atomic Swap)' 등 스마트 계약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주창한 비트코인 백서에 충실하자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변경하기 보다는 기존 블록 크기를 32MB에서 128MB까지 늘리자고 제안했다.

양 진영은 하드포크 시행 전날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두 진영으로 갈라섰다.

일반적으로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무료로 새 암호화폐를 나눠주는 '에어드랍'을 실시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기도 한다. 하지만 양 진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투자자의 불안 심리만 자극하고 암호화폐 시장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만 키웠다.

양 진영이 해시파워(채굴력)를 통해 서로의 진영을 없애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시장의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더 많은 해시파워를 얻기 위해 암호화폐를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급락은 미국 금융당국의 암호화폐 공개(ICO)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등록을 하지않고 증권형 토큰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에어폭스와 파라곤에서 25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벌금 지급과 함께 발행한 토큰을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 이후 정기적으로 SEC에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도 생긴다.

앞서 SEC는 일부 ICO가 증권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증권거래법에 따라 규제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SEC는 ICO를 시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기업 공개(IPO)와 마찬가지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폭락세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락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최악의 경우 1500달러(170만원)까지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긍정론자로 꼽히는 뉴욕 월가의 톰리 펀드스트랫 공동창립자는 비트코인 전망치를 2만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캐시 전쟁은 가상통화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레이팅스 관계자는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이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가 맞다면 해시파워 전쟁이 끝난 뒤에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15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포브스는 "반등세가 유입되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이 3000달러 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티 그린스펀 이토로 선임 분석가는 "기술적 지지선인 5000달러(560만원)가 무너지면 3500달러(400만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