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국가 연구장비 플랫폼 안착···사용성 개선 과제

등록·심의·예약·이전·처분 포괄 공공플랫폼 기능
중복투자 방지·장비 활용률 제고 효과···현장선 예약 연계·절차 간소화 요구
기사입력:2026-03-27 17:30:46
사진=제우스
사진=제우스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국가 연구개발 장비의 등록부터 활용, 이전, 처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공공플랫폼 제우스가 연구장비 관리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우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구축·운영해야 하는 연구시설·장비 종합정보시스템으로, 연구장비 정보의 생산·유통·관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 플랫폼으로 규정돼 있다.

겉으로는 연구시설·장비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포털에 가깝지만, 실제 기능은 그보다 훨씬 넓다. 관련 지침에 따르면 제우스는 연구시설·장비 정보 등록과 변경관리, 활용실적 관리,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불용 장비 공고와 처분 결과 반영까지 포괄한다. NFEC 업무 안내에도 장비등록, 장비정보, 도입심의, 장비이전 등이 별도 기능으로 제시돼 있어 단순 정보 제공 사이트라기보다 연구장비 행정 체계를 디지털화한 인프라에 가깝다.

제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 이용이 선택이 아니라 제도 운영의 일부라는 점이다. 지침상 연구기관은 제우스에 등록된 연구시설·장비 정보가 바뀌면 즉시 변경해야 하고, 불용 장비는 30일 이상 공고한 뒤 신청자가 없을 경우 다시 30일 이상 재공고해야 한다. 이후에도 유효한 신청자가 없을 때 공개매각하도록 돼 있다. 처분이 끝난 뒤에도 30일 이내 제우스 정보 변경이 의무다.

이 때문에 제우스는 민간 플랫폼처럼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제도에 따라 정보가 축적되고, 축적된 정보가 다시 정책 판단과 공동활용 체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원기관의 법정 업무에도 국내외 연구시설장비 정보의 종합 수집·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연계, 제우스 구축 및 고도화, 관리체계 표준화가 포함돼 있다.

정책적 의미는 공동활용 기능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고가 장비를 외부 연구자나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신규 구축 부담을 줄이고 연구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NFEC는 제우스를 장비활용 종합포털로 운영하고 있고, 관련 교육에서도 공동활용 현황, 이용료 산정, 성과관리, 제우스 포털 소개를 별도 과정으로 다루고 있다.

도입심의와 처분 연계 기능도 제우스의 성격을 보여준다. KBSI는 2022년 제우스 개편 당시 NFEC가 국가연구시설·장비의 도입에서 처분에 이르는 전주기 관리를 해왔고, 제우스를 통해 관리 및 활용 서비스 기능과 정보를 종합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별도 시스템이던 RED 시설장비심의평가서비스도 제우스 하부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장점은 분명하다. 국가 차원에서 장비 보유와 활용 현황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미 구축된 장비와의 중복 여부를 검토해 신규 도입 필요성을 더 엄격하게 따질 수 있다. 유휴·불용 장비 이전과 처분 절차를 공개 체계 안에 두면서 공공자산 관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기능은 모두 제우스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사용성 개선이 여전히 과제로 거론된다. KBSI는 2022년 개편 당시 기존의 고정형 메인화면을 반응형으로 전면 재구축하고, 메뉴 간 연계성이 부족한 서비스 기능체계를 연구시설·장비 전주기 관리 측면에서 개편했다고 밝혔다. 또 2021년까지 제우스와 별도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도입·심의 분야를 통합한 배경으로 이용자들의 복합적인 서비스 이용 불편을 들었다. 등록·예약 분야에서는 이용만족도 조사 개선 의견을 반영해 총 60건의 기능개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우스의 성과는 등록 장비 수 자체보다 실제 공동활용률과 예약 전환, 장비 가동률 개선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비를 검색하는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예약과 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공동활용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기관별 운영 방식과 내부 시스템 차이를 줄이고, 연구자 입장에서 검색과 예약 흐름을 더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 과제로 남는 이유다. 이는 KBSI가 개편 과정에서 예약관리체계와 장비활용서비스 종합 모니터링 강화를 핵심 개선 사항으로 제시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연구장비 공동활용 수요 자체는 민간 현장에서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 공유실험실 메디오픈랩을 운영하는 스파크바이오의 이홍주 대표는 지난해 더바이오뉴스 인터뷰에서 “이러한 환경은 특히 자금과 자원이 제한적인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R&D의 지속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공유실험실을 통해 최신 기술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연구의 질을 향상시키고, 헬스케어 산업의 진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우스가 공공 차원에서 장비 공동활용의 기반을 넓히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이런 업계 요구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제우스는 화려한 서비스보다 국가 연구장비를 덜 놀리고 더 많이 쓰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 시스템이다. 공공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연구자와 기업의 장비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얼마나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