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오픈랩, 공유실험실 넘어 바이오 스타트업 성장거점 부상

건협 인프라에 스파크바이오 운영 결합···실험공간·실증·투자 연계 강점
검진데이터·병원·대학·VC 협력 확대···성과 입증 향후 시장 평가 좌우
기사입력:2026-03-20 16:45:46
사진=메디오픈랩
사진=메디오픈랩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메디오픈랩이 단순 공유실험실을 넘어 바이오 스타트업 성장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험공간과 공용장비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증, 기술사업화, 투자 연계까지 묶은 구조를 갖추면서다. 초기 바이오 기업이 가장 크게 겪는 공간·장비·네트워크 부족 문제를 한곳에서 풀겠다는 구상이다.

메디오픈랩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조성하고 스파크랩 계열 스파크바이오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2024년 4월 문을 열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본부 내 약 300평 규모 공간에 개방형 실험대 30개, 독립형 실험실 11실, 연구장비 82개, 회의실 3개, 오픈데스크 15석 등을 갖췄다. 외형은 공유실험실이지만 지향점은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에 가깝다.

시장에선 메디오픈랩의 차별점으로 배경 인프라를 꼽는다. 일반 공유실험실이 공간과 장비 제공에 무게를 두는 반면 메디오픈랩은 건강검진기관 기반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보유한 대규모 건강검진 데이터와 인프라를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진단, 디지털헬스, 정밀의료 분야 기업 입장에선 초기 고정비 절감 못지않게 검증 환경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협력망도 넓히고 있다. 메디오픈랩은 지난해 하반기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 기술사업화, 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단계적으로 붙인 셈이다. 같은 해 11월 열린 ‘2024 메디오픈랩 데이’에서는 입주기업들이 공동연구와 PoC 성과를 발표했다. 단순 입주공간이 아니라 실질적 협업 플랫폼으로 기능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강점은 분명하다. 공공성이 있는 기관 인프라와 민간 액셀러레이션 역량을 결합한 점이 첫째다. 스타트업이 초기 도입 부담이 큰 실험공간과 공용장비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둘째다. 병원, 대학, 투자사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 단계로 넘길 통로를 확보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 같은 요소를 동시에 내세우는 사례는 많지 않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결국 성과가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공간 규모, 장비 수, 협약 체결, 행사 개최 같은 투입 지표는 비교적 풍부하다. 반면 투자유치 규모, 상용화 사례, 인허가 진척, 공동연구의 매출 전환, 특허 성과 등 산출 지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다. 플랫폼의 방향성과 설계는 분명하지만, 시장이 체감할 실적은 이제부터 쌓아야 하는 단계라는 의미다.

바이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이제 공유실험실은 공간만 제공해선 차별화가 어렵다”며 “메디오픈랩은 검진 인프라와 실증, 투자 연계를 함께 내세운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은 협약이나 공간 규모보다 입주기업의 투자 유치와 상용화 성과를 더 중시한다”며 “메디오픈랩의 진짜 평가는 결국 구체적 성공사례가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