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해외여행·확진자 접촉 없이 감염된 29번 환자, 아내도 확진 판정... 감염경로 '오리무중'

기사입력:2020-02-17 10:19:08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센터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센터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공유경제신문 정지철 기자]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82세(1938년생) 한국 국적 남성인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두고 지역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해 12월 이후 외국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해외 여행력이 없으면서 기존 확진 환자의 접촉자도 아닌 경우는 이번 29번째 환자가 처음이다.

29번 환자는 가슴 통증으로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폐렴 소견을 발견한 의료진이 선제적으로 진단검사를 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이 환자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서 머무른 시간은 15시간가량으로 파악된다. 15일 오전 11시께 응급실을 방문한 뒤 양성 판정이 나온 직후인 16일 오전 2시께 음압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처음에는 응급실 중증구역에서 진료를 받으셨고 선별진료소는 거치지 않으셨다"며 "CT상 바이러스성 폐렴이 의심돼서 바로 음압격리실로 이동을 해서 거기서 검체 채취 및 검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기 전에도 개인의원급 의료기관 2곳을 찾은 것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확인했다. 다만 개인의원에 무슨 이유로 내원해 어떤 치료와 검사를 받았는지 등은 현재 즉각대응팀, 관할 지자체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자가 찾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은 소독 조치를 완료한 후 현재 진료를 잠정 중단한 상태에서 환자에 노출된 의료인과 환자 등을 선별, 격리 조치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의료진은 자가 격리, 환자는 1인실 입원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격리하는 식으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개인의원 2곳에 대해서도 관할 보건소를 통해 업무를 중단토록 하고 조사와 소독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 환자는 종로구 소재 노인회관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장소는 29번째 환자의 확진 여부와 상관 없이 이미 폐쇄된 상태라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방역 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염원과 감염경로 등에 대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16일 정은경 본부장은 "일단 노출자들에 대한 접촉자 파악을 하는 해서 조치를 선조치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 다음에 이분이 어디에서 감염됐는지에 대한 감염경로 조사를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기존에 알려진 확진자 또는 접촉자하고의 노출이 있었는지 그 부분도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저희가 지금까지 확인한 것은 동거 가족은 부인하고 거주하고 계시고 부인께서는 현재 증상은 없으신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7일 이 남성의 아내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비상이 켜졌다.

1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째 환자의 아내 역시 16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다.

29번째 환자의 아내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이 됐는지와 감염 전 동선, 추가 확진자 여부 등은 방역당국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역학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국내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지역사회 감염 위험에 대해서는 저희도 계속 인지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한 대응책은 계속 논의를 해왔다"라며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부분과 역학적인 연관성이 없는 환자들에 대한 선별검사를 확대하고 선제 격리하는 등 전반적인 대응을 강화하는 것을 지금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철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