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아세안+3, 중동전쟁 불확실성에 금융안전망 강화 공조

구윤철 부총리, 사마르칸트서 한중일 회의 주재 뒤 아세안+3 회의 참석
CMIM 실효성 제고·AMRO 감시 역량 강화 논의···내년 회의 일본 나고야 개최
기사입력:2026-05-11 14:54:50
ASEAN+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라칸트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 왼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시작에 앞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가운데), 장준홍 중국 재정부장조리(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SEAN+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라칸트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 왼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시작에 앞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가운데), 장준홍 중국 재정부장조리(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로 아시아 역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진 가운데 한중일과 아세안+3 국가들이 지역 금융안전망 강화와 거시경제 공조 확대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6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주재한 뒤 제29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한중일 회의는 3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경제·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아세안+3 회의 주요 의제를 사전 점검하는 연례 협의체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다.

한중일 3국은 회의에서 최근 중동전쟁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각국의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3국 경제는 지난해 대외 불확실성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올해 1분기까지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중동전쟁으로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 부총리는 한중일이 중동전쟁에 따른 단기 충격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성장잠재력 저하, 공급망 안정화 등 구조적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을 위해 3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해법을 공동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열린 아세안+3 회의에는 한중일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등 14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동티모르는 아세안의 1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이번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국제기구들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역내 경제에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 글로벌 금융 여건 긴축, 자본 이동과 환율 변동성 확대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취약계층을 정밀하게 겨냥한 재정지원 등 신속한 대응 필요성도 제기했다.

회원국들은 아세안+3 경제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 긍정적 요인에도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 차질로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충격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시장을 넘어 산업 원자재, 물류, 식료품 가격, 관광, 송금 등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1분기 1.7% 성장했고 3월 산업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내수 회복 지원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중동전쟁은 한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과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가용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CMIM은 아세안+3 회원국이 위기 때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총 2400억달러 규모의 다자간 통화스와프 체계다. 한중일 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분담금은 384억달러로 분담 비율은 16%다.

회원국들은 CMIM을 기존 통화스와프 중심 구조에서 납입자본 방식으로 전환할 때 고려해야 할 쟁점을 논의했다. 또 AMRO의 거시경제 감시 기능과 기술지원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 부총리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CMIM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AMRO의 감시 역량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BMI)도 논의됐다. 회원국들은 금융의 디지털화 등 환경 변화를 반영해 채권 중심 논의를 더 넓은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차기 로드맵 구상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ABMI를 아시아 채권·금융시장 발전방안(ABFMI)으로 확대·발전시키는 방향이 제시됐다. 한국은 디지털 채권시장 포럼에서 토큰화된 탄소배출권 거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아세안+3 국가들은 국경 간 디지털 결제, 스테이블코인 규제 접근, 재해 위험 금융 이니셔티브 등 새 금융 협력 과제도 논의했다. 한국 재정경제부가 의장국을 맡은 제4 워킹그룹은 역내 은행과 결제 부문의 디지털 금융위기 위험 식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중일과 아세안+3 회원국들은 대외 충격에 맞서 다자주의와 역내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글로벌 유동성 변화, 공급망 충격을 면밀히 점검하고 각국 여건에 맞게 대응하기로 했다.

차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제30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내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다. 아세안+3 회의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공동 주재할 예정이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