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감소, 일시휴직자 160.7만명…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

기사입력:2020-04-17 11:10:27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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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정지철 기자]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감소하는 등 2010년 1월(-1만 명) 이후 10년여 만에 역성장한 것도 모자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일시 휴직자는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용 충격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6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5000명(-0.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24만 명이 감소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영향이 대면 접촉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며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업종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16만8000명·-4.6%), 숙박 및 음식점업(-10만9000명·-4.9%), 교육서비스업(-10만 명·-5.4%) 등이 줄었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29만4000명 감소하면서 1998년 9월(-30만8000명) 이후 2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만3000명(-0.5%) 감소하며 3개월 만에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1월 1년 10개월 만에 반등한 바 있다.

농림어업(13만4000명·10.6%),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만2000명·3.7%), 운수 및 창고업(7만1000명·5.0%) 등에서 증가했다. 운수 및 창고업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택배 주문이 많아지면서 취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1년 전보다 33만6000명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19만8000명을 차지했다. 이 밖에 20대(-17만6000명), 30대(-10만8000명), 40대(-12만 명), 50대(-7만5000명) 등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3개월째 추락 중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22만9000명 줄었다.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59.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2013년 3월(58.7%) 이후 동월 기준 최저치다. 전체 고용률이 60%를 밑돈 건 지난해 2월(59.4%)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0.8%p 하락한 65.4%를 보였다. 동월 기준으로 2016년(65.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다.

지난달 실업자는 11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7000명(-1.4%)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4.2%로 전년보다 0.1%p 하락했다.

은 국장은 "구직 활동에 나갔다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접촉 회피 등의 영향으로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 준비나 쉬었음으로 가서 잠재적으로 대기하는 상태라 실업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4%로 전년 동월 대비 1.8%p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26.6%로 1.5%p 올라갔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5만9000명(3.3%)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7%로 조사됐다. 임시근로자는 42만 명(-8.9%) 줄었다.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셈이다. 일용근로자는 17만3000명(-12.5%)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3.1%), 무급가족종사자는 8000명(0.8%)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12.2%)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95만3000명으로 159만2000명(-7.4%) 감소했으며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04만9000명으로 13만6000명(2.8%) 증가했다.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는 19만6000명(-10.9%) 쪼그라들었다. 일시 휴직은 16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6만 명(363.4%)이나 늘었다. 일시 휴직자는 1983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일시 휴직자는 무급 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된다. 복귀가 불분명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을 넘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되지만, 복귀가 확실하기 때문에 일시 휴직자로 잡힌다는 것이다.

은 국장은 "회사에서 신규 직원을 내보내고 다시 뽑고 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시 휴직자 제도를 이용한다"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휴직자가 과거와 다르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 휴직자는 정부 일자리 사업뿐 아니라 항공사·교육 서비스 등 다른 민간일자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6000명(3.1%) 증가했다. 이는 2009년 5월(58만7000명) 이후 최고치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36만6000명(18.3%)나 늘었다. 20대(10만9000명·35.8%), 60세 이상(9만5000명·11.2%), 50대(6만6000명·16.4%), 40대(6만 명·29.0%) 등에서 증가했다.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들어오면서 '쉬었음'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사도 7만6000명(1.3%) 증가했다. 반면 재학·수강(-1만3000명·-0.4%)에서는 감소했다.

은 국장은 4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정부에서도 정책을 통해 고용 충격 완화 노력을 하고 있어서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4월15일 선거로 인해 취업 시간은 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민감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며 최근 대내외 여건 고려시 향후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코로나19가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총력 대응 노력을 배가해나갈 계획"이라며 "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방역 노력을 지속하고 기 발표된 재정·금융지원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와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기재부는 다음 주 초 코로나19 고용충격 완화·극복을 위한 '고용안정 정책대응 패키지대책'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고용보험 도움도 받기 어려운 분들이 처했을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며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고용 한파가 우리 고용시장에 확산될 수도 있기에 지금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철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