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D2SF, 현장형 피지컬 AI 투자 확대···호텔·물류 로봇 스타트업 베팅

카멜레온·애니웨어 로보틱스에 신규 투자, 자동화 수요 높은 산업 현장 정조준
북미 호텔 하우스키핑·고강도 물류 작업 특화···기술보다 ‘현장 문제 해결력’에 방점
기사입력:2026-03-10 12:19:41
사진=네이버D2SF와 카멜레온, 애니웨어로보틱스
사진=네이버D2SF와 카멜레온, 애니웨어로보틱스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네이버 D2SF가 피지컬 AI 분야 투자 보폭을 넓히며 현장형 로봇 스타트업 2곳에 새로 투자했다. 화려한 기술 시연보다 인력난과 산업재해, 생산성 저하 같은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풀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네이버 D2SF는 북미 호텔 하우스키핑 업무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는 카멜레온과 물류 현장의 고강도 작업 자동화에 나선 애니웨어 로보틱스에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각각 호텔과 물류처럼 자동화 수요가 높지만 작업 난도가 높아 상용화 장벽도 큰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피지컬 AI가 단순한 미래 기술 담론을 넘어 실제 사업성과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로봇 산업 전반에서 기술 완성도 못지않게 현장 적용성, 운영 효율, 도입 비용 부담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만큼 네이버 D2SF도 이 지점을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멜레온은 북미 호텔 산업의 고질적 인력난에 주목했다. 북미 호텔업계는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기존 호텔 로봇 도입은 배달이나 안내처럼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하우스키핑은 화장실 청소, 객실 정리, 소모품 보충 등 공정이 복합적이고 품질 기준도 높아 상용 솔루션이 제한적이었다.

카멜레온은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이 회사는 화장실 청소를 포함해 하우스키핑 업무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을 설계하고 있다. 별도 네트워크 환경이나 호텔 시설 변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현장 도입 부담을 줄인 점도 강점으로 제시했다.

카멜레온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잠재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2026년 2분기 중 화장실 청소 업무에 특화한 시제품을 개발해 현장 테스트에 들어가고, 이후 하우스키핑 전반으로 수행 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 창업한 이 회사는 테슬라, 애플, 메타, 베어로보틱스 출신 인력들이 공동창업진으로 참여해 컴퓨터 비전, 로봇 제어, 텔레오퍼레이션 분야 경험을 갖췄다.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물류 현장의 반복적이면서도 고강도인 작업을 겨냥했다. 물류 현장은 트럭 하역, 팔레트 적재, 패키지 이동처럼 육체 부담이 크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은 작업이 많다. 자동화 수요는 크지만 현장별 작업 방식이 제각각이고 변수도 많아 실제 성과를 내는 로봇 솔루션은 많지 않았다.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실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을 훈련시켜 작업 속도와 적용 범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고강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고, 단일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설계해 확장성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산업용 로봇 기업 파낙과 물류 기업 새들 크릭 등과 협업하며 현장 경쟁력을 검증받고 있다. 2023년 설립된 애니웨어 로보틱스 공동창업진은 기계공학과 모방학습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파낙,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마존 로보틱스 등에서 로봇 상용화와 운영 경험을 쌓은 인력들로 구성됐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자동화 수요가 높은 현장에 집중하는 로봇 스타트업”이라며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피지컬 AI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특유의 기민함으로 빠르게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각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D2SF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피지컬 AI 전 영역으로 투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인지, 연산, 제어 등 전 레이어를 아우르는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네이버 D2SF가 투자한 클로봇은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고, 최근 투자한 써머 로보틱스는 제조 현장용 비전 센서를 개발하며 로봇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피지컬 AI가 본격적인 산업 혁신으로 이어지려면 기술 데모를 넘어 도입 단가, 유지보수, 안전성, 작업 품질의 일관성까지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로봇 산업의 승부처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싸게 돌아가느냐’에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 D2SF의 이번 투자는 그 검증이 가장 치열하게 이뤄질 현장에 먼저 베팅한 사례로 읽힌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