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한 키메스 2026···코엑스 채운 의료 AI, 전시 넘어 수출·투자 플랫폼 입증

41개국 1490개 제조사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료기기 3만9천여점 출품
첫 공식 키노트부터 수출상담회·특별관·학술행사까지···산업 전반 연결한 융복합 전시로 주목
AI 진단·디지털 헬스케어·의료부품·K-뷰티 한자리에···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확인
기사입력:2026-03-23 16:48:44
사진=키메스 2026 인스파이어 디지털 헬스케어관
사진=키메스 2026 인스파이어 디지털 헬스케어관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키메스 2026(KIMES 2026)’가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나흘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키메스는 참가 기업 수와 출품 품목, 동시 개최 행사 규모에서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문 전시회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전시 전면에 배치됐고, 전시회는 단순 제품 소개를 넘어 수출, 투자, 협력, 학술 교류가 한데 맞물리는 산업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키메스 2026은 한국이앤엑스와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코트라(KOTRA),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다수의 기관과 단체가 후원에 참여했다. 전시회는 지난 19일 개막해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관에서 진행됐다.

올해 전시회에는 41개국 1490개 제조사가 참가했다. 국내 기업 846개사, 해외 기업 644개사가 참여해 의료 영상진단 장비와 병원 설비, 재활·물리치료 장비, 예방의학 관련 기기, 피부미용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의료정보 시스템 등 의료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 3만9천여점을 선보였다. 전시면적은 약 4만5천㎡ 규모로, 코엑스 전관을 활용한 대형 전시로 치러졌다. 참가 규모와 품목 수 모두 키메스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AI의 전면화였다. 의료 현장에서 AI는 더는 기술 시연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진단과 치료, 판독 보조, 병원 업무 효율화, 환자 관리, 데이터 분석 고도화를 위한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시장에는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 병원용 디지털 플랫폼, 의료정보 통합 시스템, 원격 모니터링 기술,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등이 대거 소개됐다. 현장에선 국내외 바이어와 병원 관계자들이 기술 완성도와 실제 도입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특히 올해는 1980년 첫 행사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키노트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개막일 오후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는 의료와 정보기술, 플랫폼, 뷰티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과 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헬스케어 생태계의 방향을 제시했다. 장병탁 서울대병원 헬스케어 AI연구원장, 최인혁 네이버 대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최종민 삼성전자 상무, 서병휘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장규혁 구글 딥마인드 엔지니어 등이 참여한 이번 키노트는 AI 기술이 병원 진단과 관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디지털 헬스 서비스, 뷰티·웰니스 산업으로 확장하는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전시회 성격도 예년보다 한층 확장됐다. 기존의 제품 중심 전시에서 나아가 기술과 비즈니스, 정책과 투자, 국제 협력이 함께 작동하는 융복합 전시 모델을 강화한 것이다. 실제로 전시 기간 산업 관계자들은 신제품과 신기술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바이어 상담과 투자 논의, 해외 진출 협력, 규제와 인증 관련 정보 교류까지 폭넓게 진행했다. 키메스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는 쇼케이스이자 향후 사업 기회를 연결하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성격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시와 함께 열린 수출상담회도 규모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코트라가 주관한 ‘2026 글로벌 의료기기 수출상담회(GMEP 2026)’에는 국내 400개사와 55개국 바이어 180개사가 참가했다. 상담 건수는 2천500여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의 핵심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판로 개척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점에서, 이런 대규모 상담회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선 한 자리에서 다수 국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 측면의 효율도 크다.

‘메디컬코리아 2026’도 같은 기간 함께 열려 시너지를 키웠다. ‘AI가 여는 글로벌 헬스케어: 미래를 가까이, 세계를 가깝게’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개막식과 콘퍼런스 세션, 비즈니스 미팅, 정부 간 회담, 갈라디너 등으로 구성돼 글로벌 의료 협력의 폭을 넓혔다. 여기에 국내 의료기기·디지털 헬스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메드텍 스포트라이트: 뉴 임팩트 코리아 2026’, 유럽 혁신 기업과의 파트너십 매칭을 지원하는 ‘EU 비즈니스 허브’까지 더해지면서, 키메스 기간 코엑스 일대는 의료산업 전반의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기능했다.

부품과 소재 분야를 별도로 조명한 점도 의미가 있었다. 코엑스 D홀에서 열린 ‘메디콤텍(Medicomtek) 의료기기부품&소재기술전’에는 60여개 기업이 참가해 의료기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소재를 선보였다. 전기·전자 부품과 기판, 의료용 폴리머와 고분자 압출 튜브, 정밀 모터와 리니어 액추에이터, 광학·레이저 모듈 등 완제품 이면의 제조 기반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이 완제품 브랜드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과 부품 기술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특별전은 국내 산업 생태계의 저변을 보여주는 행사로 평가됐다.

사진=키메스 2026 인스파이어 디지털 헬스케어관에 부스를 차린 스마트사운드
사진=키메스 2026 인스파이어 디지털 헬스케어관에 부스를 차린 스마트사운드
특별관 운영도 확대됐다. ‘인스파이어 디지털 헬스케어관’은 1층 그랜드볼룸에서 50여개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운영됐다. 이 공간은 대기업 중심 전시와 달리 초기 기업들이 기술과 사업 모델을 직접 소개하고 투자자, 병원 관계자, 바이어와 접점을 넓히는 장으로 꾸려졌다. 전시 기간에는 매일 주제를 달리한 ‘인스파이어 오픈 스테이지’ 프로그램도 열려 참가사 발표와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기술 실증과 판로 개척, 파트너 발굴을 동시에 시도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

‘뷰티앤더마 서울(BEAUTY&DERMA Seoul by KIMES)’도 주목을 끌었다. 코엑스 E홀과 E홀 로비, 1층 A홀 로비 등에 마련된 이 특별관에는 80개 이상 기업이 참가했다. 피부과학과 의료기기, 뷰티 산업을 접목한 최신 기술과 제품이 집중 소개됐고, 현장에서는 K-뷰티와 피부미용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였다. 진단과 치료 중심의 전통 의료기기 영역에 미용·웰니스 산업이 결합하는 흐름은 이번 전시가 보여준 또 하나의 변화였다.

국가관과 학술 행사도 풍성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23개국 국가관이 참가해 각국 의료기기 산업의 최신 동향과 대표 기업 제품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참관객들은 국가별 기술 수준과 시장 특성을 비교할 수 있었고, 참가 기업들은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전시 기간에는 의료정책 세미나와 참가업체 신제품 론칭 세미나, 의료매체 전문가 초청 세미나도 이어졌다. 서울시방사선사협회, 서울시물리치료사협회, 대한미용의학회 등 전문 학술단체가 주관한 의료인 학술대회도 함께 열렸다.

실무 중심 교육 프로그램도 다수 마련됐다. 의료기기 규제와 인증, 디지털·혁신 의료기술, 글로벌 시장 전략,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 등 현장 실무에 밀접한 주제가 폭넓게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이번 전시회는 단순 참관을 넘어 실무자와 연구자, 병원 관계자,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인들이 산업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는 교육 플랫폼 역할도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를수록 전시회의 역할도 제품 소개에서 정보와 네트워크 허브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런 프로그램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참가 기업 구성에서도 산업의 방향 변화가 읽혔다. 영상진단 분야의 삼성메디슨, GE헬스케어, 필립스, DK메디칼시스템 등 전통 강자와 함께 디지털 헬스·의료 AI 분야 기업들이 대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인바디, 비트컴퓨터, 유비케어, 뷰노, 에이아이트릭스, 웨이센 등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AI 분석 기술을 앞세워 의료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기기 산업의 무게중심이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데이터 활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전시 기간에는 산업 발전 유공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포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상 2명,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3명, 보건복지부 장관상 3명,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상 2명 등 모두 10명이 수상했다. 주최 측은 의료기기 산업 발전과 기술 혁신, 시장 확대에 기여한 인물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참관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 이벤트도 함께 열려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개막식에는 이주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명호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장, 김명희 KOTRA 부사장 등 주요 인사 24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한 것은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 분야가 보건의료 서비스 혁신뿐 아니라 수출 산업으로도 주목받는 상황에서, 키메스는 민간 기술과 공공 정책의 접점을 확인하는 현장이 됐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올해 키메스는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행사였다”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한 만큼 향후 실제 의료현장 도입과 수출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와 상담, 협력 프로그램이 한데 묶이면서 키메스의 산업 플랫폼 역할도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