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프스의 핵심 사업은 O.D.O 서비스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통해 음악 청취와 플레이리스트 운영, 매장음악 활용, 저작권 수익 정산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고 있다. 단순히 AI로 음원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들어진 음악을 실제 유통망에 올린 뒤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기존 음원 플랫폼과 결이 다르다. 일반 음원 서비스가 소비나 창작 가운데 한 축에 집중했다면, 그레이프스는 리스너와 창작자, 큐레이터, 브랜드를 모두 수익 참여자로 묶는 구조를 지향한다. 음악을 콘텐츠가 아닌 수익 자산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접근이다.
회사는 매장음악 시장도 주요 축으로 삼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오프라인 매장에 자체 제작 음원을 공급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 일부를 브랜드에 환원하는 구조를 내세운다. 이는 B2C 중심 음악 서비스와 달리 B2B 반복 매출 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매장 단위 계약이 늘면 음원 제작과 유통, 정산이 함께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Creator Cloud를 앞세워 일반인 창작자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서비스는 비전공자도 작사와 작곡, 음원 발매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제작과 유통, 프로모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구조를 지향한다. 그레이프스가 단발성 음원 판매보다 창작자 확보와 플랫폼 체류 시간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뜻이다.
레이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스타라이트(Starlight)와 ODO를 운영하며 인디·신인 아티스트와 매장음악 특화 아티스트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AI 기반 제작 시스템과 실제 유통 가능한 음악 IP를 함께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음악 제작 도구 회사에 머물지 않고 자체 콘텐츠 풀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사업 확장 의지도 뚜렷하다. 회사는 해외 시장 진출과 버추얼 아티스트, 리테일 연계 사업 등을 언급하며 AI 음악과 K-콘텐츠 결합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매장과 브랜드를 확보하고, 해외에선 유통 인프라와 IP 사업을 넓히는 이중 전략을 구상하는 셈이다.
그레이프스의 강점은 분명하다. AI 음악 제작과 유통, 브랜드 활용, 수익 정산을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묶어낸 점은 시장에서 눈에 띈다. 비전공자도 창작과 발매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진입 장벽을 낮춘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매장음악과 퍼블리싱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는 향후 반복 매출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넘어야 할 문턱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실적 검증이다.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매출 규모와 실제 계약 수, 가동 매장 수, 재계약률, 수익 배분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가 제시하는 청사진은 분명하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음악 산업 특유의 저작권 리스크도 변수다. 생성형 AI로 만든 음악의 권리 귀속, 학습 데이터 적법성,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정책 변화는 사업 지속성과 직결될 수 있다. 수익화 모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저작권과 유통 규정에 대한 대응 체계도 함께 갖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그레이프스를 ‘AI 음악 수익화 생태계’를 설계하는 초기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한다. 다만 사업 모델의 참신함과 별개로 외형 성장과 실질 수익성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작과 유통, 정산을 한 흐름으로 묶으려는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면서도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실제 계약 규모와 매출, 재계약률 같은 핵심 지표를 시장에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