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코 흡입 에너지바’ 안전주의보···일부 제품서 폐 손상 우려 성분 검출

10개 제품 조사서 1개 제품 비타민E 아세테이트 검출···인체 흡입 안전성 미검증
6개 제품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누락···전 제품 ‘코막힘 완화·집중력 향상’ 과장 광고
청소년 사이 확산 속 관리 사각지대 지적···소비자원, 판매 중단·표시 개선 권고
기사입력:2026-03-30 16:11:08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이른바 ‘코 흡입 에너지바’로 불리며 유통되는 흡입형 제품에 대해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부 제품에서 흡입 시 폐 손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성분이 검출됐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 있는데도 이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는 전 제품이 의학적 효능이나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내세워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25일 국내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코 흡입 에너지바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오픈마켓에서 ‘에너지바’로 검색했을 때 상위에 노출된 제품들이다. 조사는 지난해 9월 23일부터 12월 23일까지 3개월간 진행됐다.

조사대상 제품 정보(출처: 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제품 정보(출처: 한국소비자원)
코 흡입 에너지바는 멘톨이나 각종 오일 성분을 기화시켜 코로 들이마시는 방식의 제품이다. 판매처에서는 집중력 향상, 에너지 충전, 졸음 방지, 코막힘 완화 등을 내세우며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이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소비자원의 판단이다.

조사 결과 가장 먼저 확인된 문제는 유해 성분 검출이다. 10개 제품 가운데 1개 제품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0.29mg/L 검출됐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인체가 흡입했을 때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다.

보건복지부도 액상형 담배에 이 성분을 임의로 첨가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 성분이 흡입 시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올해 12월 1일부로 판매가 중단됐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도 대거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리날룰이나 리모넨 같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0.001%를 초과할 경우 제품이나 포장에 해당 성분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대상 10개 제품 중 6개 제품은 리날룰 또는 리모넨이 기준치를 넘게 검출됐는데도 이를 표시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리날룰은 10개 제품 중 3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검출 범위는 0.0013%에서 0.2511%였다. 리모넨은 6개 제품에서 검출됐고, 검출 범위는 0.0011%에서 0.4678%였다.

소비자원은 이들 제품이 일반 방향제와 달리 코점막 등에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 기준을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검출 제품 모두에서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가 빠져 있었다.

반면 다른 유해물질인 CMIT·MIT와 포름알데하이드는 10개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유해 성분이 확인된 데다 흡입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소비자원 설명이다.

문제는 성분 검출에 그치지 않았다. 표시와 광고 전반도 부실했다. 조사 대상 10개 제품 가운데 9개 제품은 품목명, 제품명, 용도, 성분 등 공통 표시사항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다. 같은 수인 9개 제품은 사용상 주의사항, 응급처치 문구, 어린이 사용주의 문구, 보관 및 취급상 주의사항 등도 빠뜨리거나 미흡하게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 이뤄진 광고 표현은 더 직접적이었다. 10개 전 제품이 ‘코막힘 방지·완화’ 같은 의학적 효과를 강조하거나 ‘졸음방지’, ‘집중력 향상’처럼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효능을 광고했다. 이는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대상 제품별 개선 필요사항(출처: 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제품별 개선 필요사항(출처: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은 특히 현재 이들 제품이 제도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봤다. 조사 대상 제품들은 사용 성분이 화장품이나 생활화학제품과 유사한데도 판매 페이지에서는 공산품 또는 생활가전용품으로 적시돼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10개 제품 중 8개는 공산품, 2개는 생활가전용품으로 표시됐다. 이 경우 유해 성분 함량 제한 등 기존 안전기준을 직접 적용받지 않는 상황이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사 대상 제품은 대부분 중국산이었다. 제품명도 ‘파워 에너지바’, ‘에너지흡입기’, ‘코존 더블홀 에너지바’, ‘쿨링스틱’ 등으로 다양했다. 판매처와 향도 제각각이었다. 레몬, 민트, 레드불, 블랙커런트, 수박, 청포도, 용정녹차, 복숭아, 딸기민트 등 향을 앞세워 청소년이나 젊은 소비자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형태가 적지 않았다.

사업자에 대한 시정 권고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10개 사업자에 판매 중단과 표시·광고 개선을 권고했다. 이 가운데 5개 제품은 판매가 중단됐다. 사비나트레이딩, 와이즈웨이, 이컴라이즈24, 제이유통, 탑트레이딩이 판매 중단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드하영과 힐링플러스 등 2개 사업자는 표시를 개선했다. 다만 드리밍, 올템카트, 화신퓨처스 등 3개 사업자는 개선 권고 요청에 회신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회신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서는 오픈마켓 등을 통해 추가로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관계 부처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코 흡입 에너지바에 대한 관리 방안 마련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 박준용 팀장은 “의학적 효능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며 “구매 전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 중 피부발진이나 호흡곤란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한 뒤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