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성자가속기 누적 운전 4만 시간 달성···13년 무사고

AI 반도체·우주부품 방사선 신뢰성 검증 인프라 역할 확대
과기정통부, 200MeV급 성능향상 선행 연구개발 착수
기사입력:2026-05-15 15:49:28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의 100MeV급 양성자가속기가 무사고 운전 4만 시간을 돌파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의 100MeV급 양성자가속기가 무사고 운전 4만 시간을 돌파했다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경북 경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100MeV급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첫 가동 이후 13년간 안전사고 없이 누적 운전 시간 4만 시간을 달성했다.

14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양성자가속기는 지난 13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운전 시간 4만 시간을 기록했다.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물질에 조사하는 대형 연구시설로, 반도체와 우주부품이 우주·대기 방사선 환경에서 받는 영향을 단시간에 검증하는 데 쓰인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위성·우주부품 분야에서 방사선 영향 검증 수요가 늘면서 양성자가속기의 산업 활용도도 커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산업계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24년 9월부터 기존 8시간 가동 체계를 24시간 가동·서비스 지원 체계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353명, 210건의 실험을 지원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 개발 과정에서 양성자가속기 시험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서버 칩 설계 결함을 보완하고 오류 발생 확률을 기존보다 3배 이상 개선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반도체 소자가 누리호 탑재 인공위성에 적용되기 전 양성자가속기 검증을 거쳤다. 극한 우주 환경에서 소자의 동작 안정성을 확인하는 절차에 활용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반도체 미세공정화와 고집적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방사선으로 인한 데이터 오류 문제가 글로벌 시장의 주요 신뢰성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방사선 영향 평가와 신뢰성 검증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100MeV급인 양성자가속기를 200MeV급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선행 연구개발도 지난 4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200MeV급 양성자가속기는 자율주행차, 위성 기반 6G 통신, AI 데이터통신용 반도체 등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영향 평가에 필요한 국제적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정부는 성능 고도화가 이뤄지면 해외 가속기 시설에 의존해 온 국내 기업의 평가·시험 수요를 국내에서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영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관은 “양성자가속기 누적 운전 4만 시간 무사고 달성은 국가 대형 연구시설의 기술력과 안정적 운영 역량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반도체, 우주·항공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연구자가 필요한 시험·검증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