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원은 8일 ‘AI 시대 5극3특 지역의 소비생활 진단 및 정책 방안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25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와 ‘인공지능(AI) 소비행태 조사단 연구’ 등 신규 정책데이터 2종을 심층 분석한 것이다. 5극은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을 뜻한다. 3특은 제주, 강원, 전북이다.
조사 결과 소비자의 86.8%는 AI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등을 일상 소비생활이나 업무에 중요하게 활용한다는 응답은 32.3%에 그쳤다. AI 제품·서비스 구매 경험률은 75.3%였다. AI가 생활 속에 확산됐지만 실제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권역별 차이도 컸다. 5극 중 수도권은 AI 활용률 34.5%, AI 상품 구매 경험률 76.7%로 가장 높았다. 호남권은 활용률 28.2%, 구매 경험률 69.5%로 낮았다. 3특에서는 강원이 활용률 30.6%, 구매 경험률 76.5%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제주는 활용률 21.1%, 구매 경험률 63.2%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제주의 경우 AI 이용 때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될 수 있다고 우려한 응답이 86.8%로 3특 중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80.9%보다 5.9%포인트 높다. 소비자원은 제주 지역의 AI 소비 활성화를 위해 불안 요인을 낮추고 신뢰할 수 있는 이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봤다.

전자상거래 이용 여부는 소비생활 만족도와도 연결됐다. 5극에서 전자상거래 이용자의 소비생활 만족도는 65.6점으로 비이용자 61.2점보다 4.4점 높았다. 3특에서는 이용자 63.8점, 비이용자 54.8점으로 격차가 9.1점까지 벌어졌다. 디지털 소비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소비 만족도 저하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결제 수단 이용률도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은 56.4%, 동남권은 51.7%로 절반을 넘었다. 호남권은 28.4%로 전국 평균 49.8%보다 21.4%포인트 낮았다. 전북도 37.6%로 전국 평균보다 12.2%포인트 낮았다.
디지털 보안사고 대응 역량은 제주가 68.7점으로 가장 높았다. 대경권은 49.6점, 전북은 43.8점으로 낮았다. 소비자가 계정 도용, 해킹, 악성코드 감염 등 보안사고를 겪었을 때 사업자나 관련 기관에 스스로 이의를 제기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지역 격차가 드러난 셈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디지털시대 소비여건 신뢰도는 수도권이 66.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 65.8점, 호남권 65.6점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진단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지역별 소비여건 진단 연구와 AI 리터러시 진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소비자시장연구팀 황미진 팀장은 “이번 조사는 AI와 디지털 소비환경의 지역 격차를 처음으로 종합 진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AI 활용률이 소비자 인지도에 미치지 못하고, 전자상거래 경험 여부가 소비생활 만족도 차이로 이어진 만큼 지역별 여건을 반영한 교육과 상담, 피해 대응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호남권과 제주, 전북 등 상대적으로 이용률이나 대응 역량이 낮게 나타난 권역에는 개인정보 신뢰 제고, 디지털결제 접근성 개선, 보안사고 대응 교육 등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