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원팀’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개발 착수···2030년까지 504억원 투입

KIST 주관에 LG전자·서울대·KAIST 등 산학연병 참여
전고체 배터리 적용하고 의료·돌봄 현장 실증···양산 연계 관건
기사입력:2026-05-18 17:48:32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과학 연구 지원 행정 AI 확산 간담회'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우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데이터분석팀 선임연구원, 서호건 한국원자력연구원 실장, 김종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책실장, 구혁채 제1차관, 김보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문원, 강경수 에이리스 CTO, 백동천 한국기계연구원 실장)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과학 연구 지원 행정 AI 확산 간담회'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우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데이터분석팀 선임연구원, 서호건 한국원자력연구원 실장, 김종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책실장, 구혁채 제1차관, 김보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문원, 강경수 에이리스 CTO, 백동천 한국기계연구원 실장)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배터리를 결합한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개발 성과를 양산과 현장 실증으로 이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민관협력 기반 AI 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 착수 회의를 열고 산·학·연·병 협력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504억원으로, 국비 354억원과 민간 15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기반 국가 프로젝트 ‘K-문샷’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지능과 신체 능력을 함께 갖춘 ‘한국형 대표 AI 휴머노이드 플랫폼’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배터리 등 핵심 요소를 따로 개발하지 않고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고도화한다. 기업과 수요처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연구개발 성과가 시제품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서비스와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은 KIST가 주관한다. 산업계에서는 LG전자, LG AI연구원, LG에너지솔루션, 로보스타, 위로보틱스가 참여하고, 학계에서는 서울대, KAIST, 고려대, 경희대가 함께한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의료·돌봄 환경 실증을 맡는다.

플랫폼 개발은 KIST가 독자 개발한 휴머노이드 플랫폼 ‘KAPEX’를 토대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차세대 양산형 휴머노이드 모델을 개발하고, 위로보틱스는 공공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고도화한다.

AI 지능 고도화도 주요 과제다. 연구진은 시각, 촉각, 언어, 행동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판단하는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접촉과 힘의 변화를 파악하며,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해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로봇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한 배터리 기술도 사업에 포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안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휴머노이드 플랫폼에 적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장시간 작업이 가능한 로봇 구현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국제 안전 표준 선점도 노린다.

개발된 기술은 의료·돌봄 현장에서 검증된다. 연구진은 한림대성심병원 등 실제 환경에 2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장기 복합 작업 수행 능력을 확인할 계획이다. 주요 검증 대상은 인간의 의식주 생활 보조와 공공서비스 수행 능력이다.

이번 사업은 국내 AI 휴머노이드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대형 민관 협력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휴머노이드는 제조, 물류, 의료, 돌봄, 공공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시장 진입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균형 제어와 작업 동작, 배터리 안전성, 장기 운용 신뢰성, 사람과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의 안전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연구개발 사업이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요처가 요구하는 기능과 비용 구조를 초기부터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산 가능성, 유지관리 체계, 현장 안전 기준을 함께 갖춰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착수 회의에서 참여 기관별 세부 연구 주제와 추진 방안을 공유했다. 각 기관은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서비스와 산업·공공 현장으로 확산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번 사업은 AI, 휴머노이드, 배터리, 양산 기술, 실증 역량을 하나로 묶어 대한민국 대표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산·학·연·병의 역량을 결집해 기술개발과 현장 실증, 양산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