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신속채무조정 채권 대부업 매각 제한 추진

성실 상환 차주 신용 하락·추심 부담 차단
개인채무자보호법 사각지대 보완···감독규정 개정 행정예고
기사입력:2026-05-28 16:34:35
신용회복위원회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7층 대회의실에서 NH농협은행과 금융취약계측 생활 안정 및 금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7층 대회의실에서 NH농협은행과 금융취약계측 생활 안정 및 금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금융당국이 신용회복위원회 신속채무조정 이용자의 채권이 대부업체나 채권추심업체로 넘어가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신복위 신속채무조정 합의가 성립된 뒤에도 효력이 유지되는 채권을 금융회사가 외부에 양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속채무조정은 연체 전이거나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인 차주가 이용하는 제도다. 장기 연체자로 분류되기 전 정상 상환 복귀를 돕는 장치에 가깝다. 그동안은 채무조정 신청 뒤 조정안 확정 전까지만 채권 양도가 제한됐다. 조정안이 확정된 뒤에는 금융회사가 해당 채권을 대부업체 등에 넘길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성실히 빚을 갚는 차주가 예기치 않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채권이 대부업권으로 넘어가면 신용평점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금융거래가 위축되고 추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채무조정 제도가 정상 상환 복귀를 돕기보다 채무자를 더 취약한 금융 환경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의 후속 보완 성격이 크다. 이 법은 채무조정 요청권과 추심 규율, 연체채권 관리 기준을 도입했다. 금융회사의 채권 관리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다만 채무조정안 확정 뒤 성실히 갚는 채권이 매각되는 문제는 규율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당장 연체채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피해 개인연체채무자 신용지원 협약에 따라 신속채무조정 채권은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에만 매각할 수 있고 실제 매각 사례도 많지 않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다만 감독규정에 제한 근거를 명시하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금융회사가 회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을 외부로 넘기는 관행에 제동을 건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정상 상환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시장 논리만 앞세우면 채무자 보호라는 제도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도 참고했다. 미국 통화감독청은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매각 제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도 과거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매각한 금융회사에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관리 방식에 더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채무자 보호 장치를 협약이나 행정지도에 맡기지 않고 감독규정에 담는 만큼, 금융권도 채권 회수 관행을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