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34일째를 맞아 석유 공급 차질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나프타·요소 등 원재료 부족이 비닐을 비롯한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민생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조직을 비상경제 대응체제로 전환했고,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으며, UAE 협력을 통한 원유 2천400만배럴 도입 등 대체 공급선 확보에도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며 추경 편성 배경을 밝혔다.
이번 추경안의 핵심은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안정, 산업·공급망 방어에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먼저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과 환율·유류비 변동 대응을 위한 목적예비비 5조원을 편성하고,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차등 지급하겠다고 했다.
또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수급자 가운데 등유·LPG 사용 20만가구에 5만원을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 대상 유가 연동 보조금과 비료·사료 구매비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이용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높이겠다고 했다.
민생안정 대책으로는 2조8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무상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150곳에서 300곳으로 늘리고,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을 3천억원 이상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다. 폐업 소상공인 재기 지원을 위한 희망리턴패키지도 8천건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체불임금 청산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도 늘려 노동자 생계를 뒷받침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도 넓히겠다고 했다. 청년 대책으로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천억원을 투입하고, 대기업 연계 직업훈련인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해 이른바 ‘쉬었음 청년’의 재도전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예산으로는 2조6천억원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 바우처 지원 대상을 1만4천개사로 확대하고, 수출 정책금융 7조1천억원과 관광업계 저금리 자금 2800억원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융자·보조를 1조1천억원까지 늘리고, 주민 참여형 태양광 사업인 ‘햇빛소득마을’을 150곳에서 70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석유와 핵심전략 자원의 안정적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7천억원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지원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지방 투자재원 9조5천억원을 보강해 지방정부의 위기 대응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재원 조달 방식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며 증시·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2천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담합과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국민에게는 대중교통 이용과 생활 절전 등 에너지 절약 실천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국회를 향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며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