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선도기업 위쿡의 폐업···성장 신화와 산업 한계의 교차점

배달 시장 성장기 타고 급부상···외식 창업 문턱 낮추며 공유주방 모델 확산
규제 완화 수혜로 몸집 키웠지만···오프라인 비용 부담에 수익성 한계 노출
기사입력:2026-04-16 15:29:24
사진=위쿡
사진=위쿡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국내 공유주방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꼽혔던 위쿡은 외식 창업 생태계의 진입장벽을 낮춘 혁신 사례이자, 공유주방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위쿡은 ‘국내 최초 공유주방’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외식업 창업자가 점포 임차비와 주방 설비비, 인허가 비용, 유통망 확보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아야 하는 현실에서 초기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예비 창업자나 소규모 식품 사업자가 자체 주방 없이도 제품 생산과 판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사업 구조도 단순 공간 임대에 머물지 않았다. 제조형과 배달형, 공유식당형으로 공간을 나누고 물류와 브랜딩, 마케팅, 판로 연계 기능까지 결합해 외식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지향했다. 공유주방을 단순 조리 공간이 아니라 식품 제조와 유통을 연결하는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시도였다.

이 같은 모델은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와 맞물리며 빠르게 주목받았다. 공유주방 관련 제도 완화도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탰다. 여러 사업자가 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생산 식품 유통 여건도 개선되면서 위쿡은 시장의 대표 주자로 부상했다. 초기 자본 부담을 줄이려는 창업 수요와 배달 중심 외식 시장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위쿡은 투자 유치와 입점 사업자 확대를 통해 외형을 키웠다. 공유주방이 단순 임대업을 넘어 외식업계의 인큐베이팅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형성됐다. 소규모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줄인 채 시장 반응을 시험할 수 있는 통로로 기능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위쿡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도 이런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소비자 대상 상품 홍보보다 생산 현장과 입점 브랜드 사례, 제조 가능 품목, 창업자 경험 등을 부각하는 게시물이 중심을 이뤘다. 일반 식품 브랜드 계정보다는 예비 창업자와 식품 사업자를 겨냥한 영업형 채널에 가까웠다. 위쿡이 소비자 브랜드라기보다 창업 파트너이자 사업 인프라 제공자로 자리매김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위쿡의 성장 과정은 공유주방 산업이 안고 있던 한계와도 맞닿아 있었다. 공유주방은 외형상 플랫폼 사업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방 설비와 위생 관리, 공간 운영, 공실 관리, 입점사 유지 등 오프라인 운영 부담이 큰 사업이다. 디지털 플랫폼처럼 이용자가 늘수록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가동률이 떨어지거나 입점사 교체가 잦아질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입점 업체의 특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공유주방 이용자는 대체로 규모가 작고 사업 초기 단계인 경우가 많다. 폐업과 퇴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사업 지속성도 불안정하다. 운영사 입장에서는 신규 입점 수요를 꾸준히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공간의 가동률도 유지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배달 시장 둔화는 이런 취약점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시기 급팽창했던 배달 수요가 꺾이면서 배달형 공유주방 모델 전반의 성장성도 흔들렸다. 한때 유망 산업으로 평가받던 공유주방이 소비 흐름 변화와 경기 변수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쿡 사례는 외식 창업 시장에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주방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외식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넓혔고, 생산과 유통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도 개선 논의를 촉발한 점 역시 성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위쿡의 부침을 공유주방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유주방은 초기 창업 비용을 낮추는 기능이 분명하지만, 입점 브랜드 교체가 잦고 주방 설비와 위생, 공실 관리 등 오프라인 고정비 부담이 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위쿡은 시장을 연 선도 기업이었지만, 동시에 산업의 한계를 가장 먼저 겪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