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파국 앞둔 2차 조정···성과급 이견 좁힐까

11시간 30분 1차 회의 합의 불발···12일 중노위서 재논의
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 재원 명문화”···사측 “특별보너스 검토”
구윤철 “반도체 기회 놓치는 일 없어야”···노사 원만 타결 당부
기사입력:2026-05-12 15:44:32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경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재경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재정경제부 제공)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과 제도화 여부를 놓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조정 절차를 밟으면서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 여부가 분수령을 맞았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2차 회의를 열었다. 양측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1시간 30분 동안 1차 회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후조정은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끝난 뒤에도 분쟁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로 다시 진행하는 절차다.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뒤 파업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명문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이 회사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성과급 제도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성과급 제도 개선 문제를 조합과 임직원 의견을 더 수렴한 뒤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대신 국내 업계 1위 성과를 낼 경우 특별보너스로 경쟁사 이상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양측의 입장 차는 성과급을 일회성 보상으로 볼지, 지속적인 제도 기준으로 정할지를 둘러싸고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명문화된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측은 경영 환경과 실적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조정이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 총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창립 이후 두 번째 파업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금 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조정 결과는 삼성전자 노사관계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현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과 공급 일정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정부도 노사 합의를 촉구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노사 간에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반도체 칩을 못 구해서 전 세계가 한국에 와서 어떻게 해서든 칩을 구하려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이 나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노사에 현명한 판단을 당부했다.

중노위 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총파업은 피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국내 대표 기업의 임금 문제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