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집값 대책 주문···선거 뒤 부동산 규제 정비 속도 낼 듯

서울 아파트값 15주 만에 최대 상승···전셋값 불안도 확산
비거주 1주택 대출·세제 개편·토허제 보완 등 검토 가능성
기사입력:2026-05-28 16:19:56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 청와대)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집값 상승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비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최근 집값 상승 흐름을 언급하며 정부 대책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직접 집값 문제를 거론한 것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매매·전세가격 상승세가 다시 강해진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1% 올랐다. 15주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달 들어 0.15%, 0.28%, 0.31%로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 마포 등 주요 지역에서도 오름세가 나타났다.

전세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0.29% 올라 2015년 11월 둘째 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KB부동산 조사에서도 5월 셋째 주 서울 전세가격은 0.35% 올라 2021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차익 실현 자금과 대기업 성과급 등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매매 동향과 대기성 자금 흐름을 함께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부동산 세제 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 보완 등이 정책 카드로 거론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 대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수도권과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는 9조2000억원, 5만9000건 수준으로 파악됐다.

세제 개편도 핵심 변수다. 정부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포함한 세제 개선 연구용역과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이르면 7월 세제개편안에 장기보유특별공제 재설계, 보유세·거래세 정비, 초고가·비거주 1주택 과세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도 손질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다만 실거주 의무와 거래 위축, 전세 낀 매물의 매도 제한 등 부작용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가 최근 세입자가 있는 1주택자의 매도 때 실거주 의무를 연말까지 유예하기로 한 것도 시장 경직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 수요 억제와 실수요 거래 보장을 함께 고려한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유동성이 고가 주택 시장으로 쏠리면 집값 불안이 커질 수 있지만, 규제가 지나치면 매물 잠김과 전세난을 부를 수 있다”며 “비거주·투기성 수요는 선별적으로 차단하되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 확대와 금융·세제 정비를 함께 추진해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