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공유경제, 노동참여적 혁신 필요"

기사입력:2019-11-16 11: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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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공유경제신문 이영하 노동·복지 전문위원 ]
공유경제신문은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을 만나 4차산업혁명과 노동 이슈에 대해 들었다.

이영하 노동·복지 전문위원: 4차 산업혁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럽 각국은 노동의 관점에서 4차 산업에 접근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용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김주영 위원장 :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경제 및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수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인간의 노동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의 가치도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하루 아침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노동이 중요하다기 보다 사람이 어떤 노동을 하게 될지가 중요해지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 노동은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사회정의가 실현되는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산업현장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기술발전의 결과가 또 다시 사회 양극화로 귀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이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저는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포함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노동4.0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영하 위원 : 김 위원장님께서는 보기 드문 외유내강 형 지도자이면서 학문에도 게을리하지 않는 학구파라고 정평이 나있는데 작년에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이 나라 실물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노동계의 리더로서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과 향후 전망은 어떻게 예측하시는지요?

김주영 위원장: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5년 동안 3.0% 이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저성장 구도로 진입했습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의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제조업 침체상황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은 전 세계 모든 국가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국가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해결책으로는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개선 지연을 막기 위한 세제혜택 확대로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신산업 육성과 소득 불균형 개선을 통해 내수 중심의 경제산업으로 변모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더욱 강화하고 공공사회서비스투자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근본적인 경제구조 개편이 필요합니다.

특히 대북제제 완화와 경협 확대를 통해 한반도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 통일경제의 바탕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영하 위원 :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현재 정부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주영 위원장 : 정부 초기 노동정책들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노동시간 단축, 사회적 대화 추진 등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했던 고질적인 병폐와 해묵은 노동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침체와 저조한 고용 상황을 이유로 점차 개혁의 칼날이 무뎌져 갔고, 일부 여당 의원들과 정부 관료들이 반노동, 친기업․친자본 정책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부의 ILO 핵심협약 비준안은 노조 활동 보장과 관련된 독소조항이 담긴 채 제출됐고,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 시행된 주52시간제는 국회에서 법이 개정되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되돌리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대화 역시 지지부진하다.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와 의지 부족으로 인해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문재인 정부의 전반기 노동정책을 한마디로 비유하자면 “마침표 대신 쉼표가, 느낌표 대신 물음표와 도돌리표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절반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노동존중사회, 소득주도성장, 포용복지국가 등의 정책기조와 원칙이 흔들림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타임오프제도 개선 등 노조할 권리 보장 ▲노동기본권 보장 확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사회적 대화 활성화 ▲산업재해 예방 ▲사회안전망 강화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등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하 위원 : 최근 저금리의 지속으로 노후가 불안해지는 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세계 초고속 노령사회 진입으로 인구절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2025년부터 국민연금 바닥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특히, 직장인들의 노후 보루인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과 효율적 개선방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표현이 무색해지고 있는데 지난 10월29일에 법 일부개정이 이루어졌는데 교육에 대한 의무조항이 있으나, 비용 부담에 대한 명시적 조항이 없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으로 퇴직연금운용사에게 형식적교육을 의탁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퇴직연금교육비 지급명시화와 교육위탁기관에 대하여 한국노총에서 주도적으로 국회를 통하여 입법화하여 근로자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고 나아가 전 국민 경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의사가 있으신지요?

김주영 위원장 : 일단 정확한 사실 확인부터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제도개선을 전혀 하지 않으면 2057년에 소진이 되고 이후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설정되어있고, 이는 단순 재정계산과 관련된 내용이지 실제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즉, 국민연금 바닥론 내지 고갈론은 국민연금이라는 공적연금에 대한 제도이해가 떨어지는 사람들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공적연금을 축소시켜 사적연금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금융업계의 이해가 반영된 것이라 봅니다.

그렇다고 한국노총이 국민연금 제도개혁을 손 놓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특위에 10여개월간 참여하면서 한국노총과 시민사회의 합의된 국민연금 개혁안은 2028년까지 40%로 내려가는 명목소득대체율을 45%에서 고정하고, 대략 3%p의 보험료율을 10년간 조정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 평균적인 국민연금급여액이 68만원으로 올라가고 보험료도 매년 3700원가량만 부담하면 된다. 이렇게 국민연금이 전국민 노후소득보장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에 더하여 직장인들의 노후자금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매우 높은데, 문제는 퇴직연금에 대한 여러 문제가 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댈 것인가에 고민이 있습니다. 당장 퇴직연금에 대한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98%가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습니다. 2017년도에 한국노총 단위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이때 일시금으로 수령한 목돈을 어디에 활용하는지에 대한 문항(중복응답 가능)에 1순위로 생활비 54.5%, 2순위로 주거비(30.3%)를 많이 응답했다. 사실상 노후소득이 아닌 생활안정자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더불어 현장에서 운영상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노동자가 주도하여 퇴직연금사업자선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18.1%밖에 되지 않으며, 가입자 교육도 노사주도가 아닌 금융기관에 위탁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67.7%에 달합니다. 법률자문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도 아직도 퇴직금 산정과 관련된 문의가 상당히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당장 단기적으로는 운동과제와 제도개선과제 두 가지가 병행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수익률 저하 문제를 이슈화하여 새로운 노후소득보장 운동의 동력으로 삼을 필요도 있습니다. 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당장 법 개정을 통해 1년 미만 계속 근로기간 노동자들까지 포괄하여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이 선진국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계약형(contract-type)에서 벗어나 기금형(fund-type)으로 갈 수 있도록 법제도개선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당장 어렵다면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중소기업형 기금형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도록 하여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수급권 보장, 수익성 제고에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이영하 위원 : 유독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강성이라고 소문이 난 것을 바르게 인식시키고 전 국민에게 보다 더 친근감과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김주영 위원장: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강성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소수의 강성노조가 있을 수는 있으나, 다른 나라에도 그 정도 비율의 강성노조는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노동자나 노동조합을 비용으로, 심지어는 적으로 생각하는 전근대적 노동관을 가진 사용자들이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노사 간 상생은 노동조합을 정당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역시 국민들과 좀 더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영하 위원 : 한 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첫해 노조원이 약 12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합원 수가 늘어나면서 노동조합의 힘이 ‘더욱 강해져서’ 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김주영 위원장 :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아직도 노동조합을 적으로 생각하는 개발 독재의 구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노동조합의 힘이 강해져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일부 노사관계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노동조합의 힘이 강해서가 아니라 사측의 전근대적인 노무 관리와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훨씬 높은 일본이나 북유럽 국가들이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고 잘살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나라에서 노동조합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오히려 기업이 어려울 때 노조가 앞장서서 기업 살리기에 나선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어느 노동조합도 자신들의 회사가 망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회사가 망해가는 데도 임금인상을 주장’한 노조나 노동자들의 사례 보다는 반대로 대주주나 경영진들의 횡령‧배임, 갑질 등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문 닫은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영하 위원 : 사회적대화를 강조하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김주영 위원장 : 한국노총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대중조직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체 세력입니다. 한국노총에게는 노동의제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사회안전망, 주거, 의료, 교육 등 사회경제적 의제들에 대해 2천만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역사적 필요와 책무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자들의 고용, 노동조건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기입니다. 바로 지금이 사회적 대화의 적기입니다. 누구나 안심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일터를 만들어 가려면,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노사문제는 생산과 분배과정에서 본질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는데 그때마다 극단적으로 투쟁하고 반목만 하다보면, 우리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봅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가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씩이라도 진보해 나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영하 위원 : 성숙한 노사관계를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사회적 대화는 그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적대화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주영 위원장 : 사회적대화에 임하면서 전부 아니면 전무식으로 임하면 사회적대화는 한발 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내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양보도 해야하는데 나는 양보하지 않고 상대방만 양보해라 하면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노동자의 기본권리에 관한 것은 당연히 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면 사회적대화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회의에 참여하는 각 주체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대화가 성공하려면 서로 공감하고 합의하기 쉬운 안건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안전망 강화라든지, 미래 일자리 문제,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대응방안 논의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하 위원 : 장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진정성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리며 끝으로 이 나라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주영 위원장 : 공유경제는 플랫폼 등을 사용하여 자산․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하여 사용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하는 경제 모델로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유경제라는 혁신은 노동자의 고용안정성과 노동기본권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과거 국가와 기업이 제공해 온 4대 보험, 퇴직 금 등 광의의 사회안전망을 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적 가치와 노동의 존엄과 권리마제 배제하는 혁신은 결국 실패할 것입니다. 노동이 배제되지 않는 노동참여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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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우측)이영하 노동/복지 전문위원


공유경제신문 이영하 노동·복지 전문위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