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5극3특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메가특구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업 현장에 필요한 규제완화 항목을 직접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신산업 실증과 사업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회의는 기존 규제개혁위원회를 규제합리화위원회로 개편한 뒤 처음 열린 전체회의다. 정부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을 통해 위원회 명칭을 바꾸고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했다. 민간 부위원장도 새로 두고 민간위원도 확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길 중 매우 중요한 방식 중 하나가 규제합리화”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분야에 있어서는 소위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규제특구를 대규모 지역 단위로 해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이른바 ‘200개 규제특례’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라기보다 기존 규제자유특구 제도에서 운영해 온 메뉴판식 규제특례를 메가특구에 맞게 확장 적용하는 개념에 가깝다.
기업과 지자체가 특구 계획을 세울 때 사전에 마련된 특례 항목 가운데 필요한 내용을 골라 반영하고, 이 제도로 풀리지 않는 규제는 별도 규제유예나 규제샌드박스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메가특구 지원체계를 메뉴판식 규제특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업그레이드 규제샌드박스 등 3개 축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여기에 재정·금융·세제·인재·인프라·기술창업·제도 지원을 묶은 통합 지원 패키지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로봇 메가특구에 원본데이터 활용, 무인 소방로봇 도로 통행 허용, 실외 이동로봇의 옥외광고와 공원 내 영업활동 허용 등이 담겼다. 재생에너지 메가특구에는 재생에너지 직접거래 전면 허용, 자가용 재생에너지 거래 자유화, 전력계통 규제 완화가 포함됐다.
바이오 메가특구에는 첨단재생의료 심의절차 완화, 분산형 임상시험 특례, 웰니스·뷰티 의료기기 허가 전 사용이 제시됐다. AI자율주행차 메가특구에는 시·도지사에게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메가특구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실증과 투자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하고, 지역별 성장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과 지자체가 특구 계획을 마련하면 지자체가 특구 지정을 신청하고, 규제합리화위원회와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정하는 절차가 추진된다.
정부는 관련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메가특구 지정과 지원의 법적 근거를 담은 가칭 메가특구특별법을 국회와 협의를 거쳐 마련하고, 법 제정 이후 지정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만 정책 성패는 특례 숫자보다 실제 집행력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특례가 실증과 초기 사업화의 문턱을 낮출 수는 있지만, 상용화로 이어지려면 부처 간 협의와 후속 법령 정비, 안전기준 마련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실증 단계의 특례가 제도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투자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의료·교통·에너지처럼 공공성과 안전성이 큰 분야는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이용자 보호와 사후 관리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결국 메가특구 정책은 규제를 얼마나 많이 푸느냐보다, 실증 성과를 얼마나 빨리 제도화해 산업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