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 GDP 1.7% 성장···반도체 수출·설비투자 반등 견인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지난해 4분기 역성장 딛고 반등
민간소비 0.5% 증가에 그쳐···내수 회복세 여전히 제한적
기사입력:2026-04-23 17:54:19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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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반등했다. 다만 성장의 중심이 반도체 등 대외 부문에 쏠리면서 내수 회복의 폭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7%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0.2%를 기록했던 분기 성장률이 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수출이 성장 반등을 주도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1% 늘었다. 수입도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0% 증가했다. 성장기여도 기준으로는 순수출이 1.1%포인트를 보태며 1분기 성장률을 사실상 견인했다. 같은 기간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였다.

투자 지표도 개선됐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함께 늘면서 전기 대비 4.8%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8% 증가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감소했고, 건설업 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 기초 체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단기 반등과 구조적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가 늘면서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 감소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성장세를 주도할 정도의 회복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과 투자에 비해 소비 회복이 약하다는 점에서 체감경기와 거시지표 사이의 온도차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 반등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3.9%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4.1%, 전기가스수도사업은 4.5% 늘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를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금융 및 보험업은 1.8% 늘었지만, 운수업은 1.3% 감소했고 정보통신업도 0.8% 줄어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전 산업이 고르게 회복한 국면이라기보다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이 성장을 떠받친 구조에 가깝다.

특히 실질 GDI가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돈 점도 눈에 띈다. 실질 GDI는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1분기에는 실질 GDI가 7.5%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 1.7%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는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중심 회복이 생산뿐 아니라 대외 거래 여건 개선으로도 이어졌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수치만으로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내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민간소비 증가폭이 제한적이고, 건설 부문도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부진하다. 성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중심 수출과 설비투자가 떠받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성장률의 반등 자체보다 성장의 질과 확산 범위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 국민소득총괄팀 이재진 팀장은 “실질 GDP 속보치는 분기 마지막 월의 실적 자료를 모두 이용하지 못해 추후 공표할 GDP 잠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