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1.4% 성장… 금융위기 이후 최저

기사입력:2020-04-23 10:49:3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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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지은 기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내려앉았다.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2년 연속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민간소비는 6.4% 감소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0.4%)에 이어 2년 연속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건 민간소비였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소비 절벽'이 나타난 영향이다. 민간소비는 전분기대비 6.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만에 가장 저조했다. 지출 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의 기여도는 -2.0%포인트였고, 정부는 순수출은 0.7%포인트였다. 내수에서 민간 소비지출의 기여도는 -3.1%포인트에 달했다.

수출도 흔들렸다. 1분기까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덜한 상황이었는데도, 전분기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3.2%)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도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이 줄줄이 감소한 탓이다. 수입도 4.1% 감소했다. 2011년 3분기(-4.4%) 이후 8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원유 수입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2% 늘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위주로 1.3% 증가해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성적인 각 3.3%, 7.0% 증가율에 비해서는 큰 폭 둔화했다. 정부소비는 0.9%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0.4%)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0% 감소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서비스업 등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제조업도 1.8% 감소했다. 건설업은 0.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지, 3분기부터는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올해 4분기에 지난해 4분기 정도의 수준이 되면 0% 부근의 성장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충격에 따른 실물지표 악화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1분기 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인데,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만약 우리나라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 1분기(-0.7%)와 2분기(-0.2%) 이후 처음이 된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내면,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분기부터 실물, 고용 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1분기에는 지난해말부터 잠시 이어진 투자, 수출 회복세가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준 측면이 있지만, 2분기 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분기 GDP에서 수출은 마이너스 폭이 2.0%에 그쳤지만, 2분기 감소폭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6.9%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자 4월부터 수출이 본격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이다.

박 국장은 "1분기 상대적으로 수출이 선방한 것은 그전에 계약된 반도체가 약간의 효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2분기부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본격화돼 수출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성장률의 마이너스 여부, 마이너스 폭 등을 전망하기 어렵고 수출 감소세가 얼마나 될지, 내수 위축세가 어느 정도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