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9일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민생침해 금융범죄를 막고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발생한 불법 유사수신 피해 사례를 공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불법업자들이 불안 심리를 자극해 안전자산이나 확정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시장이 흔들릴수록 투자자의 불안을 파고든다. 호재성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투자 성공 후기 영상이나 사업계획서, 홈페이지 등을 정교하게 꾸며 정상 투자처처럼 보이게 만든다.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원금보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약속하며 자금을 끌어모으는 전형적인 유사수신 수법이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일부는 계약서에 변제기일 전이라도 투자자가 원리금을 청구하면 이의 없이 상환하겠다는 문구를 넣어 원금보장 약정까지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정한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 지급을 거절하거나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술 개발 투자를 가장한 자금 모집도 빈번했다. 수소에너지, 드론, 아트테크 등 최근 관심이 높은 분야를 앞세워 가짜 성공 인터뷰 영상과 홈페이지를 게시하고 정상 업체인 것처럼 피해자를 속이는 방식이다. 투자금 회수를 요청하면 세금이나 수수료를 이유로 추가 납부를 요구하거나 출금을 지연시킨 뒤 홈페이지와 채팅방을 폐쇄하고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과 금융 컨설팅을 내세운 접근도 문제로 지목됐다. 재테크 상담을 해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고수익과 원금보장을 약속하며 허위 사업체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이다. 이후 투자금 상환을 요구하면 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상환하지 않고 잠적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피해를 더 키우는 대목은 대출 권유다. 일부 업자들은 피해자에게 대출까지 일으켜 투자하라고 부추겼다. 이 경우 투자금 손실에 더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떠안게 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금감원은 고수익 투자일수록 원금 손실 위험도 크다는 점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금보장과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한다면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사칭 광고와 허위 투자 홍보물까지 등장해 소비자 경계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사기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SNS와 메신저를 통한 접근은 물론 직접 만나 금융전문가를 사칭하며 자금을 모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투자 판단 전에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관련 인허가를 받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유사수신 유형을 보면 신재생에너지, 드론 제작, 아트테크 등 신기술·신사업을 가장한 유형이 53.8%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투자를 내세운 유형이 26.9%로 뒤를 이었다. 금융상품과 가상자산 투자를 사칭한 유형도 5건으로 19.2%를 차지했다.
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사기 수법은 더 교묘해진다.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일수록 ‘확정수익’과 ‘원금보장’이라는 말은 투자 기회가 아니라 위험 신호에 가깝다. 금융당국은 과도하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 권유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즉시 신고하거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