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는 지난 5일 웹젠이 모바일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의 서비스 종료를 검토·확정한 상황에서, 이용자 문의에 사실과 다르게 답변하고 신규·재판매 캐릭터를 출시한 행위에 대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제재했다고 밝혔다. 제재 내용은 향후 동일·유사 행위 금지 시정명령과 과태료 5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웹젠은 2024년 7월 11일부터 해당 게임의 매출 감소를 이유로 서비스 종료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했고, 같은 달 30일 내부적으로 종료를 확정했다. 그럼에도 8월 1일부터 22일까지 소비자를 상대로 캐릭터 16종을 출시·판매했다. 이 가운데 7종은 신규, 9종은 재판매 캐릭터였다.
문제는 이용자 대응 과정이었다. 이용자들은 2024년 7월 말 다른 게임의 종료 사례 등을 거론하며 해당 게임 역시 조기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고, 웹젠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웹젠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이뤄진 문의에 “별도로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공정위는 이 답변이 거짓 사실 고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이다. 1~3주 간격으로 새로운 캐릭터가 출시되고, 이용자가 확률형 뽑기 방식으로 캐릭터를 획득하는 구조다. 서비스 종료가 예정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용자가 결제에 나설 경우, 구매 효용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단순한 운영상 혼선이 아니라 ‘중요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본다. 게임 서비스의 지속 여부는 이용자의 결제 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인데, 사업자가 종료 가능성이나 내부 확정 사실을 숨긴 채 판매를 이어갔다면 이는 상품의 본질적 가치와 관련한 정보를 가린 것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법조계와 소비자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서비스 시장에서도 상품 설명 의무를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패키지형 완성품이 아니라 운영 지속 자체가 상품 가치의 일부인 서비스형 상품이어서, 종료 시점이나 운영 중단 가능성은 이용자의 구매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정위 판단은 게임 아이템 판매 역시 일반 전자상거래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기만 여부를 따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웹젠의 행위를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한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로 봤다. 내부적으로 서비스 종료를 확정했는데도 이를 부인한 답변은 이용자에게 게임 서비스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줬고, 결과적으로 소비를 유도했다는 판단이다.
웹젠은 2024년 8월 22일이 돼서야 서비스 종료 계획을 공지했고, 해당 게임 서비스는 같은 해 10월 종료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게임사의 종료 정보 고지 책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개별 회사 제재에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의 운영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 종료 검토가 일정 단계에 이르면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해야 하는 기준, 종료 예정 시 유료 아이템 판매 제한 범위, 환불 및 보상 기준 등을 더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확률형 아이템과 한정 판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임 시장일수록 정보 비대칭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 시장 전반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서비스형 게임은 운영 지속 여부 자체가 상품 가치와 직결된다. 그럼에도 종료 시점 관련 정보가 사업자 내부 판단에만 묶여 외부에 늦게 공개될 경우, 이용자는 불완전한 정보로 결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서비스 종료 논의가 본격화한 단계부터 사업자에게 어느 수준까지 설명 의무를 부과할 것인지, 보다 구체적인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게임사가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중요 정보를 거짓 또는 과장되게 알리거나, 기만적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