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223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다. 2025년 3분기 누적 광고 매출이 1949억원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매출 2000억원 돌파는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2025년 5월부터 월간 영업이익이 70억원대를 기록했다는 점도 수익 구조가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적을 떠받친 축은 단연 광고다. 당근은 지역 기반 디스플레이 광고와 검색 광고를 앞세워 플랫폼 수익화를 본격화했다. 중고거래 앱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지역 상권과 생활권을 연결하는 광고 플랫폼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당근알바, 중고차, 부동산 등 하이퍼로컬 서비스의 광고 모델까지 정교화하면서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전반을 플랫폼 안에 묶고, 이를 광고 매출로 연결하는 구조가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자 지표도 뒷받침된다. 당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5년 기준 2000만명을 안정적으로 넘겼다. 연말 기준 이웃 간 중고거래 연결 건수도 1억9000만건에 달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설명까지 더하면, 당근은 이미 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인프라에 가까운 위상을 갖췄다고 볼 만하다. 이용자 체류와 방문 빈도가 높을수록 광고 효율이 커진다는 점에서 이는 실적 성장의 핵심 기반이다.
문제는 성장의 질이다. 당근 매출의 99% 이상이 광고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숫자의 화려함과 별개로 구조적 부담을 드러낸다. 광고는 플랫폼 기업에 가장 빠르게 돈을 벌어다주는 사업이지만, 경기와 마케팅 집행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내수 둔화가 장기화하거나 광고주 지출이 줄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거래와 커뮤니티, 구인구직, 부동산 등 서비스 저변은 넓어졌지만 실제 돈을 버는 방식은 여전히 광고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당근의 2025년 성적표는 ‘잘 번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아직 덜 분산된 플랫폼’이라는 두 얼굴을 함께 보여준다. 광고 사업의 고성장은 분명 강점이다. 다만 광고 외 수익원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면 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에서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 서비스가 많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수익 모델 다변화가 완성됐다고 보긴 어렵다. 각각의 서비스가 독립적인 매출 축으로 자리 잡아야 진짜 체질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당근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하이퍼로컬 모델을 수익으로 연결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광고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커머스, 중개, 핀테크 등 비광고 영역의 매출 비중을 키우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월간 활성 이용자 2000만명을 기반으로 지역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확장성은 충분히 입증됐다”면서도 “이제 시장이 보는 포인트는 이용자 수가 아니라 그 이용자를 어떤 방식으로 다층 수익화하느냐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당근의 다음 시험대는 명확하다. 광고를 발판으로 외형을 키우는 단계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 이제는 그 성장의 무게중심을 광고 한 축에만 두지 않고, 지역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일이 남았다. 2025년 당근의 실적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당근이 광고 회사로 남을지,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완성될지는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