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전국 15개 지역본부를 통해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와 입수 가능한 통계 등을 토대로 작성한 지역경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 경기는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호남권은 대체로 보합 흐름을 나타냈다.
제조업은 권역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수도권과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은 증가했고 동남권은 보합, 호남권은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제조업 회복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제주권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 대중국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이 늘었다. 수도권과 충청권, 대경권에서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디스플레이 생산도 증가했다.
반면 철강은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에서 부진했다. 자동차도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에서 약세를 보였다. 건설경기 침체와 관세 부담, 전기차 수요 둔화, 해외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은 전 권역에서 증가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소비 진작 정책과 관광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수도권은 금융·보험업도 늘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에서는 운수업도 일부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부동산업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은 보합 수준이었지만 동남권과 대경권, 강원권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업은 전체 산업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꼽혔다. 수도권만 보합세를 보였고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은 소폭 감소했다. 강원권과 제주권은 감소 폭이 더 컸다.
민간 건설은 공사비 부담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미분양 누적 등이 발목을 잡았다. 공공 건설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 실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회복세가 건설 부문에서 제약을 받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전 권역에서 증가했다. 충청권과 대경권은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고 나머지 권역도 소폭 늘었다. 소비쿠폰 지급과 소비심리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는 수도권과 강원권, 제주권에서 소폭 증가했다. 동남권과 충청권은 보합세였고 호남권과 대경권은 감소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업종의 투자 확대와 달리, 다수 업종은 유지·보수 수준의 투자에 머문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 여건은 다소 개선됐다. 취업자 수는 전 권역에서 증가했다. 동남권과 대경권은 증가 폭이 확대됐고 호남권과 제주권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물가는 강원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에서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 공공서비스 가격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시장도 일부 회복 조짐을 보였다. 수도권은 주택매매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고 동남권과 호남권은 상승 전환했다. 충청권과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은 하락 폭이 축소됐다.
다만 인구 흐름에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말 기준 인구는 수도권과 충청권만 증가했고 나머지 권역은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전 권역에서 늘었지만, 권역 간 이동에서는 수도권 유입이 지속됐다. 충청권 유입도 소폭 확대됐고 강원권은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금융업이 회복세를 이끌었다. 동남권은 조선과 석유정제가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철강과 석유화학은 약했다. 충청권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강세를 보였다. 호남권은 석유정제와 반도체가 일부 방어 역할을 했지만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은 부진했다. 대경권은 디스플레이와 자동차부품이 양호했지만 철강과 휴대전화 부품은 약세였다. 강원권은 의약품이 상대적으로 선전했고 제주권은 관광 회복과 반도체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성장과 정부 확장재정 등에 힘입어 대부분 권역 경기가 소폭 개선되거나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둔화, 비수도권 인구 감소는 지역경제 회복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