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흔들린 금리인하 기대···하루 만에 숨 고른 환율·증시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에 원·달러 환율 1495.2원·코스피 5553.92 마감
연내 美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히 후퇴···“불안 진정 아닌 변동성 장세”
시중은행 외환시장 전문가 “유가·물가 흐름 따라 환율 상방 압력 재확대 가능”
기사입력:2026-03-24 17:11:23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고유가 충격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며 국내 금융시장을 흔든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과 증시는 전날 급락 충격을 일부 되돌리며 마감했다.

다만 시장이 우려하는 핵심은 여전히 같다. 국제유가가 다시 물가를 자극하고, 그 여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완화 전환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날 금융시장을 덮친 충격이 하루 만에 진정되는 듯 보였지만, 불안의 뿌리인 금리 경로 재조정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1원 내린 1495.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26.4원 내린 1490.9원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한때 1503원까지 오르며 다시 1500원선을 웃돌기도 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8.17포인트(2.74%) 오른 5553.92에, 코스닥은 24.55포인트(2.24%) 오른 1121.44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517.3원으로 치솟고 코스피가 5405.75까지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셈이다.

표=공유경제신문
표=공유경제신문
이날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직접 배경으로는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가 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이 진행 중이며, 군사 공격을 유예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진정됐고, 이는 원화와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환율이 장중 1503원을 다시 찍은 데서 보듯 시장의 경계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하루 반등과 별개로 시장의 시선이 여전히 ‘전쟁’보다 ‘금리’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미국 물가 경로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하 시점만 계산했다면, 이제는 인하 자체가 늦춰지거나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외환시장에 가장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 달러 강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원화 같은 비기축통화는 상대적으로 더 약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고, 이는 다시 물가와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증시도 같은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 코스피가 반등하긴 했지만, 전날 급락 충격을 완전히 지운 수준은 아니다. 외국인 자금 흐름은 유가와 환율, 미국 금리 경로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고유가와 강달러가 재차 동반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금시장 역시 이번 국면의 성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통상 강세를 보여온 금이 최근에는 기대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이는 시장이 전쟁 자체보다 고유가가 불러올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무이자 자산인 금은 금리인하 기대가 살아 있을 때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지지만, 긴축이 길어질수록 투자 수요는 둔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24일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오고 증시도 반등했지만 이를 추세 반전으로 보긴 이르다”며 “국제유가 흐름이 다시 불안해지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가 재차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고유가가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경로를 어떻게 바꿀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안도와 경계가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