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진단] 뛰는 주가·오르는 집값···커지는 시장 변동성 ④

장기금리 상승, 주가는 급등 뒤 출렁···한국은행 “가격 상승과 시장 안정은 별개”
수도권 집값 상승세 지속, 상업용 부동산은 양극화···금융불균형 우려 여전
기사입력:2026-04-08 16:35:31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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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활기를 되찾은 듯하다. 주가는 뛰었고,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도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평가는 한층 더 신중했다. 가격이 오른다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금리·주가·주택가격이 동시에 크게 흔들리면서 금융불균형과 변동성 위험이 더 두드러졌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우리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지속은 잠재적 불안 요인이라고 짚었다. 특히 금융 및 자산 시장 부문에서는 금리와 주가, 부동산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면서 시장 전반의 긴장도가 높아졌다고 봤다.

채권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장기금리 상승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고채금리는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영향 등으로 큰 폭 올랐다. 반면 회사채 시장은 상대적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투자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우량물과 비우량물 모두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됐고, 전반적으로는 장기평균 수준에서 움직였다.

다만 11월 이후 국고채금리가 급등하고 한전채 입찰 부진, 은행채 발행 확대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됐고 신용스프레드도 다시 소폭 벌어졌다. 채권시장은 금리 부담과 수급 불안이 동시에 작용한 셈이다.

주식시장은 상승 폭만큼이나 변동성도 컸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 무역협상 진전,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6월에는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정부의 AI 지원 정책, 추경 편성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9월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 호조와 무역갈등 완화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지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11월 들어 글로벌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승 흐름은 한풀 꺾였고 시장은 다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주가 수준만 놓고 보면 부담도 높아졌다. 12월 9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각각 2010년 이후 장기평균인 9.9배, 1.1배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했음에도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가가 빠르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과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더 경계한 것은 시장의 방향보다 진폭이었다. 금융 및 자산 시장 상황 변화 지도에서는 채권·주식·부동산 전 부문에서 위험 신호가 함께 감지됐다.

국고채금리 변동성, 주가 변동성, 주택매매가격 변동률 갭 등이 최근 5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종합평가에서도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됐다. 자산가격 상승이 이어졌더라도 시장 내부의 불안정성이 완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뜻이다.

부동산시장은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으로 읽힌다. 한국은행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거래량은 정부 대책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장기평균을 밑돌았지만, 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거래가 활발해서 오르는 시장이라기보다 기대심리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보고서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확대와 전이 가능성을 금융 및 자산 시장의 핵심 리스크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월세 시장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행은 전월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월세 비중도 꾸준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매매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고, 임대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동시에 이어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주택가격 문제를 넘어 가계의 주거비 부담과 소비 여력, 나아가 금융안정과도 맞닿아 있다. 주택시장의 부담이 매수자뿐 아니라 임차인에게도 넓게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시장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오피스 시장은 서울 주요 권역의 견조한 임차수요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3분기 말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5% 상승했고, 공실률은 8.9%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수익률도 0.68%로 장기평균을 웃돌았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자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반면 상가 시장은 확연히 달랐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5년 3분기 말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했고, 공실률은 13.6%로 더 높아졌다. 자본수익률도 0.12%에 그쳤다. 거래량 역시 2025년 3분기 4만건으로 장기평균 6만건을 밑돌았다.

같은 상업용 부동산 안에서도 오피스와 상가의 온도 차가 분명해졌다는 의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이 아니라, 자산별로 차별화가 깊어지는 국면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이번 금융안정보고서가 보여주는 금융 및 자산 시장의 핵심은 ‘상승 속 불안’으로 요약된다.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부담이 커졌고, 주식시장은 강한 랠리 뒤 높은 변동성에 노출됐다. 부동산시장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의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자산별로 흐름은 달랐지만, 한국은행이 반복해 경고한 것은 가격 상승 자체보다 그 이면에 쌓이는 변동성과 금융불균형이었다. 시장은 살아났지만, 그만큼 더 불안정해졌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가장 뚜렷한 메시지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