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14일 예금보험공사에서 국민성장펀드 제2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차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첨단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자금을 공급하는 후속 지원책이 함께 논의됐다.
방안의 축은 간접투자와 직접투자, 저리대출이다. 우선 민관합동펀드는 35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20여개 이상 자펀드로 나눠 스케일업펀드, AI·반도체 생태계 펀드, M&A 전용펀드, 코스닥펀드, 지역전용펀드, 초장기 기술펀드 등을 운용한다. 민간자금이 충분히 닿지 못했던 투자 사각지대를 정책자금으로 메우겠다는 뜻이다.
특히 회수시장과 지역 투자를 함께 보강한 점이 눈에 띈다. 금융위는 코스닥 상장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코스닥펀드와 기업 인수합병을 지원하는 M&A 전용펀드를 통해 투자와 회수, 재투자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방기업에 60% 이상을 의무 투자하는 지역전용펀드도 매년 2천억원 이상 조성해 비수도권 첨단산업 생태계를 키울 계획이다.
딥테크 지원 방식도 바뀐다. 기존 정책성 펀드는 통상 7년 안팎의 존속기간 안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운용돼 AI, 바이오 같은 장기 인내자본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10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초장기 기술펀드를 신설하고, 초기 기술기업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장기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운용사 선정 기준도 손질한다. 단기 내부수익률이나 조기 회수 실적보다 피투자기업의 근본적 가치 상승, 후속 성장자금 투입 이력, 첨단산업 투자 경험 등을 더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정책자금을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운용사에 기회를 주는 도전리그도 별도로 둔다. 창업 실패 경험까지 평가 요소로 반영해 닫힌 펀드 생태계를 성과 중심의 개방형 구조로 바꾸겠다는 의도다.
직접투자 부문은 더 공격적이다. 금융위는 15조원 이상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첨단기업에 수백억∼수천억원대 시설·양산 자금을 공급할 방침이다. 직접투자 규모는 최소 기준으로 두고 수요에 따라 더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민간 운용사와 관계부처가 유망 기업을 추천하는 가칭 성장기업발굴 협의체도 추진단 내에 설치해 투자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저리대출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상생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대기업이 프로젝트펀드나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공급망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확산하고, 대기업이 저리대출로 절감한 금융비용 일부를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에 투입하는 모델도 유도한다. 지방 소재 중소·중견기업에는 기존 심사 틀을 유지하되 더 빠른 지원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1분기에만 약 6조6천억원의 자금 공급을 승인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3조4천억원, 울산 차세대 이차전지 1천억원, 평택 AI반도체 생산기지 2조5천억원,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증자 참여 6천억원 등이 대표 사례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디스플레이, 미래형 모빌리티, 소버린 AI, 에너지, 새만금 첨단벨트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민성장펀드를 두고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내자본”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적시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통해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2차 메가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도 산업 현장의 긴박한 자금 수요에 앞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분기 중 민관합동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와 선발 절차에 착수한다. 하반기 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산업 현장에 자금이 공급될 전망이다. 직접투자와 저리대출은 기업 수요에 맞춰 상시 집행한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