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성장 회복했지만···브랜드 난립·점주 부담 증가 여전

공정위, 2025년 가맹사업 통계 발표···가맹본부 9960개·브랜드 1만3725개
외식·서비스·도소매 모두 증가세 회복···상위 브랜드 업종별 쏠림 뚜렷
소규모 브랜드 74%·차액가맹금 부담 확대···외형 성장 넘어 수익구조 점검 과제로
기사입력:2026-04-22 17:26:38
사진=외식업 가맹점 수 1위 커피 부문 브랜드 메가엠지씨커피
사진=외식업 가맹점 수 1위 커피 부문 브랜드 메가엠지씨커피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국내 가맹사업이 지난해 정체를 딛고 다시 성장세에 올라섰지만, 브랜드 난립과 점주 부담 확대라는 구조적 불안도 함께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은 커졌지만, 시장의 체력까지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맹본부 수는 9960개, 브랜드 수는 1만3725개로 전년보다 각각 13.2%, 10.9% 증가했다. 2024년 말 기준 가맹점 수는 37만9739개로 4.0% 늘었다. 전년도 증가세 둔화를 벗어나 다시 예년 수준의 성장 흐름을 회복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여전히 가맹시장의 중심축이었다. 브랜드 수 비중은 외식업이 79.3%로 압도적이었고 서비스업 15.9%, 도소매업 4.8% 순이었다. 가맹점 수 비중도 외식업 48.4%, 서비스업 33.0%, 도소매업 18.6%로 집계됐다. 다만 브랜드 증가 속도가 가맹점 증가 속도를 웃돌면서 브랜드당 가맹점 수는 전반적으로 줄었다. 외식업은 16.9개, 서비스업은 57.5개, 도소매업은 107.3개였다. 시장은 커졌지만, 개별 브랜드의 평균 규모는 오히려 작아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의 저변 확대이자 동시에 과당경쟁의 신호로 읽힌다. 전체 브랜드 가운데 가맹점 10개 미만 소규모 브랜드 비중은 74.4%에 달했다. 100개 이상 대규모 브랜드 비중은 3.6%에 그쳤다. 창업 진입은 늘었지만 안정적으로 안착한 브랜드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브랜드 수 확대가 곧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매출만 보면 가맹점은 비교적 선방했다. 2024년 기준 전체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3억6900만원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외식업은 3억5100만원으로 6.1%, 서비스업은 1억9600만원으로 5.7%, 도소매업은 5억6900만원으로 2.5% 늘었다. 공정위는 고물가 국면에서 저가형 프랜차이즈로 소비가 몰린 점이 외식업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세부 업종별 상위 브랜드를 보면 시장 쏠림은 더 선명하다. 외식업 가맹점 수 1위 브랜드는 커피 부문 메가엠지씨커피(3325개), 제과제빵 부문 파리바게뜨(3327개), 치킨 부문 비비큐(2316개), 한식 부문 본죽&비빔밥(1150개), 피자 부문 피자스쿨(628개)이다.

서비스업에서는 크린토피아가 세탁 부문 3052개로 압도적 1위였고, 외국어교육은 뮤엠영어 1849개, 교과교육은 스마트해법수학 1900개, 이미용은 리안 452개였다. 운송업은 카카오T블루가 2만9754개로 가장 많았다. 도소매업은 씨유(CU) 1만8255개, GS25 1만7989개, 세븐일레븐 1만281개 순으로 편의점 3사가 시장을 사실상 과점했다.

신규 개점 순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외식업에서는 메가엠지씨커피가 657개로 가장 많았고, 비비큐 216개, 컴포즈커피 311개, 빽다방 286개 등 저가 커피와 치킨 브랜드의 확장세가 두드러졌다. 한식은 일품양평해장국 176개, 따띠삼겹 161개, 본죽&비빔밥 152개 순이었다.

서비스업은 운송 부문에서 카카오T블루가 5994개, 네모택시 4304개, 우버택시 2942개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도소매업은 GS25 1785개, CU 1592개, 세븐일레븐 519개로 편의점의 출점 경쟁이 이어졌다.

평균 매출액 상위 브랜드를 보면 업종별 수익성 차이도 뚜렷하다. 외식업에서는 한식 부문 샤브올데이가 36억86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소플러스와 샤브202도 상위권에 올랐다. 치킨 부문은 교촌치킨 7억2726만원, 청년치킨 6억969만원, 비에이치씨(BHC) 5억2972만원 순이었다. 커피 부문은 투썸플레이스 5억7172만원, 에이바우트커피 4억4588만원, 파스쿠찌 4억324만원으로 집계됐다.

피자 부문은 노모어피자가 10억456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비스업에서는 이미용 부문 차홍룸이 18억2458만원, 리챠드프로헤어 17억1318만원, 준오헤어 16억1314만원으로 고매출을 기록했다. 외국어교육은 에이프릴어학원 8억1318만원, 교과교육은 유투엠(U2M) 3억5742만원이었다. 도소매업에서는 편의점 부문 GS25가 6억4371만원, CU가 6억3383만원, 세븐일레븐이 5억1121만원으로 나타났고, 건강식품 부문에서는 정관장이 5억674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외식업 내부에서는 업종별 명암도 갈렸다. 한식 가맹점 수는 4만3882개로 가장 많았고 증가율도 6.1%로 가장 높았다. 커피는 2만9101개, 치킨은 2만8750개였다. 반면 치킨과 제과제빵, 피자 업종은 가맹점 수가 줄었다. 평균 매출액도 피자 8.7%, 한식 8.3%, 커피 8.3%, 치킨 5.2%로 늘었지만 주점은 2.4% 감소했다. 외식업 전체가 살아난 것이 아니라, 업종별로 온도차가 컸다는 뜻이다.

서비스업은 수치상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통계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운송 업종 가맹점 수가 4만9740개로 276.4% 급증했는데, 이는 카카오T블루 정보공개서가 ‘기타 서비스’에서 ‘운송’으로 재분류된 영향이 컸다. 단순히 서비스업 체질이 급격히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외국어교육과 교과교육은 가맹점 수가 줄었고, 이미용과 세탁은 늘었다.

도소매업은 편의점 편중이 더 뚜렷해졌다. 편의점 가맹점 수는 5만5927개로 도소매 전체의 79.2%를 차지했다. 화장품은 957개, 농수산물은 234개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강식품은 1827개로 93.7% 급증했지만, 이 역시 업종 재분류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결국 도소매업은 안정적 성장보다 특정 업종 집중이 두드러진 구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차액가맹금 부담이다. 외식업의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액은 26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만원 늘었고, 매출 대비 비율도 4.4%로 상승했다. 치킨 업종은 이 비율이 9.5%에 달했다. 도소매업도 평균 지급액이 5천만원으로 300만원 늘었다. 서비스업은 900만원으로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가맹본부의 수익 구조가 점주의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게 이번 통계가 던지는 경고다.

개·폐점 흐름도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외식업 개점률은 18.2%로 낮아진 반면 폐점률은 15.8%로 높아졌다. 서비스업도 개점률은 19.2%로 하락했고 폐점률은 9.3%로 상승했다. 많이 생기지만 적지 않게 사라지는 구조가 계속되는 셈이다. 브랜드 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건전성을 말하긴 어렵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산업이 다시 성장세를 보였지만 외형 확대만으로 시장이 건강해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정보공개 강화와 점주 권익 보호를 중심으로 거래 관행을 개선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