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대 매출에도 관세 충격···1분기 영업익 26% 감소

매출 29조5019억원·판매 77만9741대···나란히 1분기 최고치
미국 관세 부담 7550억원 반영···원가율 80%대로 상승
친환경차 판매 33.1% 늘어···글로벌 점유율 첫 4%대 진입
기사입력:2026-04-27 17:16:51
사진=기아 EV5
사진=기아 EV5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기아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역대 1분기 최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미국 관세와 환율 부담이 겹치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기아는 지난 24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9조50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 늘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글로벌 도매 판매는 77만9741대로 0.9%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2051억원으로 26.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낮아졌다. 당기순이익은 1조8302억원, 세전이익은 2조6352억원이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이익은 줄었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고 평균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원화 약세도 매출 확대에 보탬이 됐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 완성차 관세가 1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며 비용이 크게 늘었다. 기아가 추산한 1분기 관세 부담은 7550억원이다.

북미와 유럽의 경쟁 심화도 수익성을 눌렀다. 완성차 업체 간 판매 경쟁이 거세지면서 인센티브 지출이 늘었다. 1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외화 판매보증충당부채도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80.3%로 전년 동기보다 2.0%포인트 올랐다. 관세 영향을 빼면 매출원가율은 77.8%였다. 판매관리비율은 12.2%로 1.2%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시장은 비교적 견조했다. 기아는 1분기 국내에서 14만1513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전기차 보조금 집행이 시작되면서 EV3, EV5, PV5 등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63만8228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아중동 권역 판매가 줄었지만, 다른 지역으로 물량을 돌리며 감소분을 메웠다. 북미에서는 신형 텔루라이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렸다. 서유럽에서는 EV2, EV3, EV4, EV5, PV5 등 전기차 판매에 집중했다.

소매 기준 판매 흐름은 더 좋았다.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전년 동기보다 7.2% 줄었지만 기아의 현지 소매 판매는 3.7% 늘었다. 아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아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1%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기아가 글로벌 시장점유율 4%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차 판매도 빠르게 늘었다.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23만2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3.1%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13만8000대로 32.1%, 전기차는 8만6000대로 54.1% 늘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은 29.7%였다. 1년 전보다 6.6%포인트 높아졌다.

시장별 친환경차 비중은 국내 59.3%, 미국 23.0%, 서유럽 52.4%였다. 국내는 전년 동기보다 16.6%포인트 올랐다. 미국은 4.6%포인트, 서유럽은 8.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이번 실적은 기아의 성장세와 비용 부담을 동시에 보여준다. 판매량과 매출은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익은 뒷걸음질쳤다. 매출이 늘어도 관세와 환율, 인센티브 부담이 커지면 수익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미국 관세는 단기 비용을 넘어 생산지 조정, 가격 정책, 차종별 판매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기아는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EV4, EV5, PV5 판매를 확대하고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카니발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 판매를 늘리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한다. 관세와 보조금, 환경규제 변화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EV2부터 EV5까지 이어지는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춘 전략 차종과 공급 물량을 늘린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적용 등 단기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친환경차 중심의 질적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