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총수에 김범석···공정위, 법인 예외 불인정

김범석 의장 동생 국내 계열사 경영 참여 판단
두나무는 법인 동일인 유지···중흥건설 정원주 승계
기사입력:2026-04-30 09:26:38
쿠팡 김범석 의장(출처: 쿠팡)
쿠팡 김범석 의장(출처: 쿠팡)
[공유경제신문 김승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 쿠팡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바꿨다.

공정위는 29일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 쿠팡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했다. 김 의장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돼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체다.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이기도 하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친족, 관련 회사 등이 특수관계인 범위에 들어간다.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 적용 범위도 달라진다.

쿠팡은 그동안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이 아닌 법인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받았다. 2024년 5월 개정·시행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지정을 앞두고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쿠팡이 예외 요건을 더는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에 어긋났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는 쿠팡에서 부사장급 지위를 맡고 있다. 쿠팡 내 직급상 사실상 최상위권에 해당하며,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비슷한 수준의 지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의 보수와 처우도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김 씨에게 비서가 배정됐고, 연간 보수도 같은 직급 등기임원 평균 수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김 씨가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차례 주재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씨는 CLS 대표이사 등을 회의에 참석시켜 주간 업무 실적을 점검하고, 물량 확대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런 정황을 근거로 김 씨가 주요 사업의 구체적인 업무 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쿠팡의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이 깨졌다고 보고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법인 동일인 예외 제도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볼 때와 법인을 동일인으로 볼 때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고, 사익편취 우려가 없을 때 적용된다. 지배 자연인과 친족의 국내 계열회사 출자, 자금 대차, 채무보증, 임원 재직 등이 없어야 한다.

이번 결정은 플랫폼 기업의 지배구조와 총수 책임을 둘러싼 공정위 판단 기준을 보여준 사례로 풀이된다. 법인 동일인을 인정받은 기업집단이라도 총수 일가의 국내 계열회사 경영 참여가 드러나면 자연인 동일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두나무는 법인 동일인을 유지했다. 공정위는 현장점검 결과 두나무가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올해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 두나무의 동일인은 법인 두나무로 남는다.

중흥건설은 동일인이 고 정창선 회장에서 장남 정원주 부회장으로 바뀌었다. 정 전 회장이 지난 2월 사망한 데 따른 승계다.

공정위는 정 부회장이 중흥토건 최다출자자이자 그룹 내 최고직위자로서 중흥건설을 대표해 활동하고, 계열회사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봤다. 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중흥건설의 동일인으로 결정된 점도 반영했다.

공정위 음잔디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이번 지정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동일인 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