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원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온라인에서 셀프 수유 쿠션, 젖병 쿠션, 젖병 거치대, 젖병 홀더 등 이름으로 유통되는 아기 자가 수유 제품 사용에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4일 밝혔다.
아기 자가 수유 제품은 턱받이 형태의 쿠션에 젖병을 넣어 고정할 수 있는 주머니나 밴드를 붙인 제품이다. 보호자가 젖병을 직접 잡지 않아도 아기가 수유액을 먹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는 보호자의 손을 덜어주는 육아 편의용품처럼 광고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당국은 이 같은 사용 방식이 영아에게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젖병이 고정되면 아기가 수유 중 숨이 막히거나 사레가 들렸을 때 스스로 젖병을 밀어내기 어렵다. 영아기는 대근육 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머리를 옆으로 돌리거나 입에서 젖병을 빼는 대처도 어렵다.
수유액이 아기가 삼킬 수 있는 양보다 많이 흘러나오는 것도 문제다. 액체가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 상황이 심각하면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흡인성 폐렴은 침이나 음식물 등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 제품에 대한 경고가 잇따랐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1월 젖병이 고정돼 아기가 빼낼 수 없는 형태의 제품에 대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젖병을 밀어낼 수 없는 구조가 질식과 흡인성 폐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제품안전기준청(OPSS)도 지난 2022년 12월 보호자 도움 없이 아기가 스스로 수유액을 먹도록 설계된 모든 제품에 대해 사용 중지와 폐기를 권고했다. 영국 당국은 이런 제품이 질식과 흡인성 폐렴으로 인한 사망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도 유사 제품이 계속 유통되자 2025년 10월 사용 중지 경고를 다시 냈다.
국내 법령도 영유아를 혼자 젖병 수유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시행규칙은 임산부·영유아 건강관리 기준에서 수유 중 영유아에게 혼자 젖병을 물려 수유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제품이 편의성을 앞세워 판매된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잠시 손을 떼도 아기가 수유할 수 있다는 광고는 육아 부담을 줄이는 장점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아 수유는 단순히 젖병을 물리는 행위가 아니다. 아기의 호흡, 삼킴, 자세, 배부름 신호를 보호자가 계속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다.
소비자원과 국표원은 안전한 젖병 수유를 위해 젖병을 고정하거나 받쳐서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젖병은 비스듬히 기울여 젖꼭지에 수유액이 가득 차도록 해야 한다. 수유액이 너무 빠르게 나오지 않도록 월령에 맞는 젖꼭지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기가 배부르거나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이면 수유량을 조절하거나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수유 중에는 보호자가 반드시 아기 곁을 지켜야 한다. 아기를 직접 안고 머리와 목을 지지한 상태에서 호흡 상태와 삼키는 정도를 살펴야 한다.
수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수유를 마친 뒤에는 아기를 가볍게 안거나 두드려 트림을 시켜야 한다. 바로 눕히지 말고 잠시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 보호자 없이 젖병을 고정해 먹이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소비자원과 국표원은 물품 사용 중 안전사고를 겪었거나 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위해정보 신고는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홈페이지나 위해정보 신고 핫라인을 통해 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 위해예방팀 김소영 팀장은 “아기 자가 수유 제품은 보호자의 수유 부담을 줄여주는 제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아가 스스로 위험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수유 중에는 반드시 보호자가 아기 곁에서 호흡 상태와 삼키는 정도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