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랩, 바이오 스타트업 ‘실험실 장벽’ 낮추는 민간 플랫폼

공유실험실서 기술검증·투자연계 플랫폼 확장 성수·구로 R&D 거점 기반 성장···수익성과 운영지표 검증 과제 기사입력:2026-05-07 14:06:08
사진=아이리스랩 공유실험실
사진=아이리스랩 공유실험실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바이오 스타트업이 초기 연구개발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에스앤에스랩이 운영하는 공유실험실 브랜드 아이리스랩이 실험 공간과 연구 장비, 기술검증, 투자 연계를 결합한 바이오 창업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이리스랩은 고가 장비와 전문 실험공간을 직접 마련하기 어려운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사업화 과정에 필요한 컨설팅과 네트워크까지 연결하는 모델을 내세운다.

아이리스랩의 핵심 사업은 바이오·헬스케어·식품·정밀소재·세포 연구 기업이 함께 쓰는 실험 인프라 제공이다. 개별 기업이 실험실과 연구 장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 공간과 장비를 공유해 초기 고정비를 줄이는 구조다.

바이오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달리 창업 직후부터 실험실, 장비, 시약, 안전관리, 폐기물 처리, 전문인력에 상당한 비용을 써야 한다. 기술의 시장성을 입증하기 전부터 큰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아이리스랩은 이 부담을 공유 인프라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입주 기업은 실험 공간과 오피스를 함께 이용하고, 장비와 연구개발 환경도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 과제 지원, 특허 전략, 경영 컨설팅, 투자자 네트워크가 더해진다. 일반 공유오피스가 창업자의 사무공간 문제를 해결했다면, 아이리스랩은 바이오 창업자의 실험공간 문제를 겨냥한 사업 모델이다.

사업 방향은 단순 공간 임대에서 플랫폼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리스랩은 서울 성수와 구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거점을 운영하며 입주기업을 확대하고 있다.

성수는 스타트업과 투자 네트워크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고, 구로는 제조·연구·산업 인프라와 맞닿아 있다. 두 거점을 활용하면 초기 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함께 지원하는 데 유리하다.

에스앤에스랩은 외부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기반도 넓히고 있다. 투자기관, 액셀러레이터,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기능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대학과의 협력은 공동연구와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고, 투자기관과의 연결은 입주기업의 후속 투자 가능성을 높인다. 공간을 빌려주는 데서 수익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창업 생태계 안에서 부가가치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아이리스랩이 겨냥한 시장은 뚜렷하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기술개발 기간이 길고 실패 위험이 크며, 임상과 인허가, 양산, 유통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복잡하다.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가능성을 빠르게 검증하는 일이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실험환경 구축 비용은 적지 않다.

아이리스랩은 연구공간과 장비를 제공해 초기 검증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창업자는 한정된 자금을 핵심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투자자는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의 가능성을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시장 환경도 아이리스랩에 기회를 주고 있다. 바이오 투자시장은 과거보다 냉정해졌다.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에는 기술 가능성만으로도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험 데이터와 사업화 계획, 원가 구조, 후속 자금 조달 가능성이 더 엄격하게 검토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만드는 연구 인프라의 필요성이 커진다. 공유실험실은 초기 기업이 기술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리스랩의 경쟁력은 바이오 창업 현장의 가장 큰 병목인 연구 인프라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다는 데 있다. 창업자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실험실을 마련하지 못하면 검증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

아이리스랩은 이 병목을 직접 겨냥한다. 연구자가 창업한 뒤 바로 실험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 창업 초기의 시행착오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네트워크 확장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연구자와 투자자, 병원, 대학, 대기업, 규제 전문가가 함께 움직여야 성장할 수 있다. 아이리스랩이 공간 제공을 넘어 이 네트워크를 실제 사업화 과정에 연결한다면 경쟁력은 더 커진다. 입주기업이 기술검증과 투자 유치에 성공할수록 플랫폼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수익 모델을 넓힐 여지도 있다. 공유실험실 사업은 공간 사용료와 장비 이용료에서 출발하지만, 컨설팅, 정부 과제 지원, 기술검증 프로그램, 액셀러레이팅, 투자 연계, 지분 참여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유망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 과정에 깊이 관여하면 단순 임대업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 모델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입주기업 성과와 운영 효율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리스크도 작지 않다. 공유실험실은 일반 사무공간보다 구축과 운영이 복잡한 자산집약형 사업이다. 장비 구매와 유지보수에 비용이 들고, 안전관리와 폐기물 처리도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운영 인력 확보도 중요하다. 입주율이 낮아지거나 장비 가동률이 떨어지면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대학, 병원, 지자체, 대기업, 부동산 운용사도 바이오 창업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공공기관은 낮은 비용과 정책자금을 앞세울 수 있고, 대학과 병원은 연구자와 임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은 자본과 장비, 사업화 채널에서 강점을 갖는다. 아이리스랩이 민간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히려면 속도와 유연성, 입주기업 성과에서 차별화를 입증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입주기업 성과다. 공유실험실 사업의 평가는 입주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달려 있다. 아이리스랩 입주기업이 기술검증에 성공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매출을 만들면 플랫폼의 가치도 함께 오른다.

반대로 공간 제공에 머물고 기업 성장이 뒤따르지 않으면 일반 임대업과 차별화하기 어렵다. 아이리스랩은 실험실 제공자가 아니라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과를 만드는 운영자로 평가받아야 한다.

사업모델 고도화도 필요하다. 월 임대료 중심 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기 침체나 투자 위축기에는 입주 수요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장비 이용료, 분석 서비스, 공동연구, 기술검증 패키지, 규제 컨설팅, 글로벌 파트너십, 액셀러레이팅 수익을 키워야 한다. 일부 유망 기업에 대해서는 지분 투자나 성과 연동 모델을 적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아이리스랩의 성장은 국내 바이오 창업 생태계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 연구자 창업은 대학 실험실이나 정부 지원 시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간 공유실험실이 늘어나면 창업자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된다. 실험실 구축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기술검증에 집중할 수 있다. 이는 바이오 창업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적 의미도 있다. 한국은 바이오헬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초기 창업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부 지원금이 있어도 실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연구는 늦어진다. 민간 공유실험실은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다만 안전관리, 폐기물 처리, 연구윤리, 장비 품질 관리 기준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바이오 인프라는 편의성만으로 운영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이리스랩이 앞으로 넘어야 할 문턱은 명확하다. 입주율과 장비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입주기업의 투자 유치와 기술검증 성과를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단순 임대료를 넘어 반복 가능한 고부가 수익원을 만들고, 공공·대학·대기업 시설과 다른 민간 플랫폼의 장점도 증명해야 한다. 성장 가능성을 시장의 신뢰로 바꾸려면 운영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는 일이 필수다.

아이리스랩은 국내 바이오 창업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짚은 기업이다. 창업자가 실험실 확보에 쓰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시장 수요는 분명하다. 투자기관과 대학, 액셀러레이터를 연결하는 구조도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곧 기업가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공유실험실 사업은 운영 효율, 자본 조달, 안전관리, 고객 성과가 함께 맞물려야 지속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리스랩의 성과는 운영 면적보다 입주기업의 성장 지표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입주기업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며 “입주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후속 투자와 시장 진입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다. 공유실험실을 넘어 라이프사이언스 분야의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입주기업의 성공 사례를 꾸준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