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쏘카는 2012년 제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예약하고, 대면 절차 없이 곧바로 이용하는 방식은 당시만 해도 낯선 모델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만 차가 필요한 이용자, 여행지에서 간편하게 이동하려는 수요와 맞물리며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카셰어링이 ‘가끔 쓰는 서비스’에서 ‘필요할 때 찾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는 데 쏘카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금의 쏘카는 카셰어링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차, 전기자전거, 기업 전용 이동 서비스 등으로 접점을 넓히며 이동의 앞뒤 과정을 함께 묶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 수단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이동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서비스 경험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가 쏘카를 두고 ‘카셰어링 업체’보다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쓰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쏘카의 강점은 기술과 운영에 있다. 앱으로 차량을 찾고 예약하는 편의성은 기본이다. 여기에 비대면 이용, 차량 관리, 수요 예측, 운영 효율화 같은 기능이 더해지면서 서비스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전통 렌터카가 오프라인 대여의 연장선에 가깝다면, 쏘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운영과 이용 경험을 동시에 설계하는 쪽에 가깝다. 같은 차를 빌리는 서비스라도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경쟁사인 그린카와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그린카는 롯데렌탈 계열 기반의 안정적인 운영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차량 조달과 관리, 렌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익숙한 서비스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월 단위 이용이나 법인 서비스처럼 전통 렌털 사업과 맞닿은 영역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반면 쏘카는 독립 플랫폼 성격이 더 강하다. 카셰어링을 중심으로 주차,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업 이동 서비스까지 외연을 넓히며 ‘이동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그린카가 렌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정교하게 다듬는 쪽이라면, 쏘카는 여러 이동 수단과 서비스를 한데 엮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쪽에 가깝다. 쉽게 말해 그린카가 안정감에 무게를 둔다면, 쏘카는 확장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쏘카는 플랫폼 확장성이 큰 대신, 본업인 카셰어링의 선명한 이미지가 다소 옅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서비스 범위가 넓어질수록 이용자는 더 편리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각 서비스의 완성도를 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함께 커진다. 그린카는 모회사 기반의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브랜드의 독자성이나 미래 비전 측면에서는 쏘카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쏘카를 ‘확장형 플랫폼’, 그린카를 ‘안정형 카셰어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그린카가 렌털 인프라와 운영 안정성에서 강점을 보인다면, 쏘카는 주차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업 이동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며 플랫폼 경쟁에 더 적극적”이라며 “카셰어링 시장도 이제는 차량 수보다 이용 경험 전반을 누가 더 잘 묶어내느냐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