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진단] 수도권 집값·가계빚 재확대에···금융안정 정책 전면 가동 ⑦

정부, 6·27 대책 이어 9·7 공급방안·10·15 안정화 대책 연속 가동
한은 “거시건전성 규제 일관되게 추진”···자본시장·지급결제 인프라도 정비
기사입력:2026-04-14 12:30:22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지난해 11월 27일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지난해 11월 27일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출처: 한국은행)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금융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규제와 공급, 시장 인프라 정비를 한꺼번에 밀어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뛰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늘자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금융규제 강화가 동시에 가동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금융불균형 누증 우려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 방안’,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대출 관리와 주택 공급, 부동산 금융규제를 순차적으로 강화한 것이다. 한은도 같은 기간 기준금리를 2.50% 수준에서 유지하며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단의 무게중심은 분명했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더는 따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다시 확대되면서 금융불균형 누증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연속 대책도 부동산 경기 대응 차원을 넘어 금융안정 대응으로 읽어야 한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과 대출 확대가 맞물리면 자산시장 문제를 넘어 금융시스템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 정책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정책의 방향은 수요와 공급을 함께 조이는 쪽으로 맞춰졌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는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시장 기대심리를 낮추려 했고, 이후에도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자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다시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을 잡기 어렵고, 공급 대책만으로도 기대심리를 누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대응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런 정책 조합에 대해 비교적 분명한 주문도 내놨다. 거시건전성 규제를 선제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목표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해 정책당국 간 협력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 주택공급정책이 따로 움직이면 금융불균형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은은 대내외 리스크 전개 양상을 상시 점검하고, 시장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적기에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제도와 정책 변화는 부동산에만 머물지 않았다. 자본시장과 단기금융시장의 제도 정비도 함께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해 9월 23일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에 대한 유통플랫폼 제도화를 추진했고, 10월에는 KOFR 중심 지표금리 체계 전환을 위한 KOFR 이자율 스왑 중앙청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은은 이런 조치들이 시장 인프라를 보강하고 향후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금융안정 정책이 대출 규제만이 아니라 시장 구조 정비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급결제시스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한은금융망 등 주요 지급결제시스템의 리스크 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 드러나는 금리와 환율, 주가, 주택가격만큼 주목받지는 않지만, 금융시스템의 기반인 결제 인프라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융안정 유지의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됐다. 시장 충격이 커질수록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은 더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이 대목도 가볍지 않다.

한은은 앞으로의 정책 과제로도 같은 문제를 다시 짚었다. 주택시장 불균형을 완화하려면 지역별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과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 실수요자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기관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리스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규율 마련과 함께 부문 간 자금 흐름 점검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융안정 정책이 특정 부문만 조이는 방식이 아니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금융기관, 시장 인프라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금융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당국이 지난해 하반기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 금융규제, 시장 인프라 정비를 병행한 것도 금융불균형 확대를 막기 위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정책의 초점도 경기 부양보다 시스템 안정과 위험 관리에 더 실리는 분위기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