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위홈, 같은 공유숙박 다른 길···글로벌 확장과 국내 합법화 경쟁

에어비앤비는 브랜드·공급망 앞세워 외연 확대···위홈은 제도 적합성으로 틈새 공략
공유숙박 주도권, 시장 규모보다 한국형 제도 안착 여부가 가를 전망
기사입력:2026-04-15 12:38:54
사진=위홈과 에어비앤비
사진=위홈과 에어비앤비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국내 공유숙박 시장에서 에어비앤비와 위홈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시장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성장 논리와 전략의 결은 다르다.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브랜드와 방대한 공급망, 해외 수요를 토대로 시장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면, 위홈은 국내 규제 체계 안에서 확보한 합법성과 제도 적합성을 앞세워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국내 공유숙박 시장은 이제 단순한 플랫폼 경쟁을 넘어 누가 제도 변화의 흐름 속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느냐를 가리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최대 강점은 규모다. 글로벌 이용자 기반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축적된 호스트 네트워크는 한국 시장에서도 강한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익숙한 플랫폼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고, 호스트 입장에서도 노출 범위와 예약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플랫폼의 장점이 분명하다.

에어비앤비가 한국에서 단순 숙박 중개를 넘어 관광 인프라의 한 축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시장의 크기와 연결성이 곧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위홈의 출발점은 다르다. 위홈은 규모 경쟁보다 제도 친화성을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다. 국내 공유숙박 시장이 오랜 기간 규제와 제도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었던 만큼, 위홈은 합법 사업자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 정면으로 물량 경쟁을 벌이기보다 국내 제도 환경에 맞는 사업 구조를 먼저 입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 시장에서 위홈이 강조하는 것은 혁신성보다 안정성이고, 확장성보다 적법성이다.

두 회사의 차이는 규제 대응 방식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 미신고 숙소 정리와 신고 체계 강화에 나서며 합법 숙소 중심으로 플랫폼을 재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복돼 온 불법 영업 논란을 줄이고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공유숙박 관련 규제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다시 말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려는 움직임과 제도 완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병행하는 구조다. 합법성을 확보해 규제 부담을 낮추고, 그 기반 위에서 사업 확대 여지를 넓히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위홈은 보다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사업 확장보다 먼저 제도 안착을 택했고, 제한된 허용 범위 안에서 사업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는 단기간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불리할 수 있지만, 규제 리스크가 큰 한국 시장에서는 분명한 강점이 될 수 있다.

공유숙박이 법과 제도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논란을 빚어온 만큼, 위홈으로선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이라는 점 자체가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에어비앤비가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제도 변화를 압박하는 쪽이라면, 위홈은 제도 수용성을 바탕으로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쪽에 가깝다.

시장 포지션도 차이가 난다. 에어비앤비는 지역관광 활성화, 관광객 분산, 호스트 소득 창출, 일자리 유발 효과 등을 내세우며 자사 역할을 경제적 관점에서 확장해 설명해왔다. 숙박 중개를 넘어 관광산업 전체의 파급효과를 만드는 플랫폼이라는 논리다.

이런 접근은 정부가 관광산업 육성과 외래관광객 확대를 강조할수록 힘을 받을 수 있다.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대안적 숙박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도 에어비앤비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위홈은 이와 달리 거시적 경제효과보다 이용자 신뢰와 제도 정합성을 앞세운다. 한국 시장에서 내국인 공유숙박은 여전히 민감한 사안인 만큼, 위홈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합법 플랫폼이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삼는다.

이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와 국제적 인지도가 약한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제도 불확실성을 가장 큰 불안 요소로 느끼는 호스트와 이용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플랫폼이 제공하기 어려운 국내 제도 밀착형 서비스가 위홈의 생존 기반이 되는 셈이다.

공급 구조에서도 전략 차이가 드러난다. 에어비앤비는 개방형 확장 모델에 가깝다. 해외 수요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호스트 유입을 늘리고, 다양한 숙소 유형과 체험 프로그램까지 포괄하며 플랫폼 범위를 넓혀간다.

반면 위홈은 제도적으로 허용된 영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관리된 구조를 유지하는 편이다. 이는 폭발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규제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제도 변화의 방향에 달려 있다. 공유숙박 규제가 완화되고 내국인 이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에어비앤비가 가진 글로벌 수요와 네트워크 효과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제도 개편이 더디고 합법성 검증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을 경우, 위홈처럼 국내 제도에 밀착한 사업자의 존재감도 커질 수 있다.

한국 공유숙박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더 많은 숙소를 확보하는 문제라기보다, 한국 사회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입증하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에어비앤비와 위홈의 경쟁을 두고 규모의 경제와 규제의 경제가 맞붙는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어비앤비는 압도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넓히려 하고, 위홈은 합법성과 제도 적합성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공유숙박 시장의 주도권은 외형 성장만으로 결정되기보다, 누가 한국형 제도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더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